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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5만명 촛불 가두행진

최대 인파에 경찰 당황, 대부분 병력 서울 차출

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광주 충장로에서 열린 미국 쇠고기 반대 촛불 문화제는 당초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운집했다.

참가자들은 시국 자유발언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를 일제히 규탄했고,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 등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마음껏 펼쳤다.

대다수 경찰 병력이 서울로 차출된 탓에 경찰은 이날 행사장 주변의 교통 통제에만 주력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다행히 기존의 평화적 진행 기조를 유지했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

0...이날 촛불 문화제에는 경찰 예상의 두배를 넘는 인원이 참가했다.

경찰은 당초 많아야 8천명∼1만명 가량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문화제가 절정에 달한 오후 9시께 1만8천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문화제를 주최한 광주.전남비상시국회의가 추산한 참가자 수가 5만명이고, 여기에 유동 인파까지 감안하면 2만명을 훌쩍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국회의 관계자는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답게 민주화를 일궈낸 6.10 항쟁의 21주년이라는 시의성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넥타이ㆍ유모차ㆍ택시도 촛불

0...6.10 항쟁 당시 거리에 나왔던 30∼40대 `넥타이 부대'와 아이들을 데려 온 `유모차 부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농협에 근무하는 권혁(40) 씨는 "21년 전 수업을 파하고 거리에 나왔던 것처럼 오늘은 근무를 마치고 동료 직원 30여명과 함께 촛불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세 자녀를 데리고 문화제에 참석한 김용이(32) 씨 부부는 "`광우병 쇠고기'를 먹게 될 지도 모를 아이들 때문에 집에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1980년 광주 민주화항쟁의 `민주 택시'를 연상케 하듯 개인택시 운전사들도 이날 영업을 멈추고 촛불 행렬에 동참했다.

개인택시 운전사 김용두(52) 씨는 "몇 시간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며 "21년만에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쏟아진 것은 뭔가 잘못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동료 운전사들과 함께 이곳에 나왔다"고 역설했다.

자유발언ㆍ엽서로 "李정부 규탄"

0...문화제에서 진행된 시국 자유발언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단상에 나온 조지 카치아피카스 전남대 객원교수는 "나도 미국인이지만 부시 미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에게 명백히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1980년 자신의 목숨을 던졌던 것처럼 광주 시민들이 다시 옛 도청 앞에서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청와대에 보내는 엽서'를 통해서도 정부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을 드러냈다.

동신대 한의학과에 다니는 강지영(본과 2학년) 씨는 엽서에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정책과 운영을 기대했던 만큼 지금 정부의 무사안일하고 독단적인 태도에 분노가 치민다"고 적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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