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 계속되는 노동자들의 자살과 관련, 야당과 노동계는 더이상 참사가 발생해선 안된다고 호소하며 박근혜 당선인에게 사태해결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촉구했다.

은수미, 김현미, 배재정, 진선미, 유은혜, 한영애 등 민주통합당 국회의원들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망에 갇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동자들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된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국가 최고지도자의 위상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이와 같은 죽음의 행진을 막을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지난 새누리당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자행된 부당해고, 노조파괴, 용역침탈 및 공권력 남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절망 속에서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한편 민주당과 노동조합, 시민단체가 요구하는 관련 법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대선기간에 새누리당이 약속한 쌍용자동차 국정조사와 실질적인 비정규직 대책을 조속한 시일내에 여야 합의로 실행에 옮길 것을 촉구한다"며 "그것이 박 당선인이 밝힌 국민대통합의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여러분의 절망은 민주통합당의 잘못으로 벌어진 것"이라며 "용서하지 마시라. 다만 눈 부릅뜨고 살아서 용서하지 마시라. 절망에 의한 죽음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노회찬, 조준호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와 심상정 의원도 이날 오전 고 이운남 전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지회 조직부장 영결식에 참석한 후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노동자.서민의 안타까운 죽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 우리 사회 모두가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절망하는 노동자.서민을 위해 즉각적이고 긴급한 조치와 행동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선거패배에서 깨어나, 진보정의당과 함께 국민에게 약속한 바 있는 시급한 3대 노동현안과 민생을 위해 나서야 한다"며 "노동자.서민들이 인내심을 갖고 희망을 버리지 않도록 여.야는 물론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나서자"고 촉구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최병승, 천의봉 조합원이 농성 중인 울산 현대자동차 앞 철탑 농성장, 부산 한진중공업을 잇달아 방문하며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민중의 힘 등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날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투쟁계획을 발표한다.

민주노총은 이미 1월 총파업을 예고한 금속노조와 함께 대책위를 구성하고 쌍용차와 현대자동차 철탑농성, 한진중공업의 158억원 손배.가압류 철회 투쟁 등 현안해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오전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는 지난 22일 울산시 동구 자신의 아파트 19층에서 투신자살한 고 이운남 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조직부장의 장례식과 영결식이 열렸다.

이씨에 앞서 21일 목숨을 끊은 고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조직차장의 장례는 사측이 파업 조합원들에게 제기한 158억원의 손배청구소송의 철회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됐다. 부산지역 노조와 정당,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정리해고와 강제 무기한 휴업이 부른 사회적 살인,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투쟁위원회 부산대책위원회'는 매일 저녁 7시 30분 영도조선소 앞에서 추모집회를 열고 27일 오후 3시에는 영남지역 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