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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정병국, 정부에 지역구 사업 압력"

정병국 "사리사욕 채우기 위한 것 아니다"

정병국 문광부장관 내정자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양평군이 남한강 예술특구 사업을 따내도록 하기 위해 해당 대지를 소유하고 있는 공기업인 코바코(한국방송관광공사)에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17일 제기됐다.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병국 인사청문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낸 '쪽지 예산'이라고 불리는 자료를 입수했다"며 "정병국 의원도 중요도 제1로 남한강 예술특구사업의 조성을 부탁했던 쪽지"라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문화부를 비롯해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기관이 갖가지 편법으로 (이 사업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문화부는 사업비를 은폐·축소해서 예비 타당성조사를 면피했다. 법률상 500억원이 넘어가면 조사를 받게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기획재정부가 당초 문화부와 방통위 등 부처 간 업무 협의 완료를 전제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었던 점을 강조하며, "문화부, 방통위, 코바코 간에 지난해 10월 25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앞서 (10월) 9일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했다"며 "말이 마차 뒤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코바코 회의록을 근거로 "방통위와 MOU 체결 당시 보고도 받는 적이 없다고 한다"며 "코바코의 동의도 없이 정부 예산을 편성했다. 토지 소유자의 동의도 없이 예산부터 편성했고 뒤늦게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도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있다"고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예술특구 연구용역의 자문위원에는 정 후보자에게 후원금을 준 양평 미술인 협회회장이 포함돼 있다"며 "상임위에서 불거져서 이주영 예결위원장이 일단 보류 결정을 했는데도 날치기 과정에서 포함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밖에 "이 사업은 양평 지역의 예술특구를 만드는 사업"이라며 "그런데도 지방예산을 들이지 않고 전액 국비로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또 문방위에서 제대로 논의된 바도 없다. 배후에 누가 있겠나"라고 정 내정자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 내정자는 "압력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문방위원장을 했다. 문방위원장 입장에서 옳은 일이고 제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하면 제 주장을 강하게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불법으로 한 부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엄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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