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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또 10명 학살, 일본인기자도

'미얀마판 화려한 휴가' 학살, 태국승려 1천5백명도 동참

미얀마 군부가 27일 또다시 민주화 시위대를 향해 발포, 1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에는 일본인 기자도 포함돼 국제사회가 더욱 격노하고 있다.

28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27일 오후 미얀마 최대도시인 양곤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7만여명의 시위대를 강제해산시키는 과정에 자동소총을 난사해 외국인 2명을 포함해 10명이 피살됐다. 또한 수백명이 부상을 입고 1천5백여명의 승려들이 강제연행되는 등 극악한 폭력진압이 자행됐다.

미얀마 국영TV는 이날 밤 시위진압과정에 9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피살된 일본인 기자는 도쿄에 본부를 두고 있는 분쟁지역전문 통신사인 APF뉴스 소속의 겐지 나가이(長井健司. 50) 기자로, 양곤 중심부 불탑인 술레 파고다 근처에서 미얀부 군경의 폭압적 진압장면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하던 중 미얀부 군이 발사한 흉탄이 심장을 관통해 즉석에서 사망했다. 겐지 기자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세계 분쟁지역을 돌며 참극의 현장을 기록해온 전문 프리랜서기자로, 미얀마 시위 소식을 접하고 지난 25일 방콕에서 미얀마로 입국해 시위 현장을 촬영하다가 이날 사망했다. 그는 흉탄을 맞고 쓰러진 상황에서도 비디오 카메라를 놓지 않고 탄압 장면을 촬영하는 프로정신을 보여 세계인들을 숙연케 하고 있다.

독일 DPA통신은 일본인기자외에도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백인사진기자 1명도 이날 시위현장에서 취재도중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는 이날 오후 젊은 승려 수백명이 양곤 중심부의 술레탑 앞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하고 여기에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시작됐다. 시위대는 "빈곤으로부터의 자유를. 우리에게 평화를"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승려들과 함께 참불을 하기도 했다.

인파는 순식간에 7만여명으로 늘어났고, 이에 미얀마 군경은 확성기로 "10분 여유를 주겠다. 그후에도 해산하지 않으면 비상수단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한 뒤 10분이 지나자 최루탄과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일부 시위대는 돌을 집어던지는 등 저항했으나 미얀마 군경의 무차별 발포로 순식간에 10명이 죽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미얀마 군부는 통행금지 시간을 종전의 오후 9시에서 오후 6시로 앞당겼으나, 이날 밤 늦게까지 양곤 시내 곳곳에서는 시위가 계속됐고 총성도 계속 들려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26일 긴급회의를 갖고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시위를 진압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27일 국영TV를 통해 "외국언론들이 사실과 다른 보도로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며 국제언론을 비난하기도 했다. '미얀마판 화려한 휴가' 학살이 진행중인 것이다.

그러나 군부의 야만적 진압에도 저항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의 야만적 탄압 및 불교사원 파괴 행위에 격노한 태국의 승려 1천5백명이 집단으로 태국-미얀마 국경을 넘어 미얀마로 진입하는 등 불교계가 국제적으로 반정부 시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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