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10만 촛불 운집, 전국 곳곳 촛불
경찰 예상보다 많은 시민 운집에 당황하며 초비상 돌입
범국민대회는 당초 예정보다 30분가량 지연된 오후 7시 30분께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와 일반시민 등 10만명(주최측 추산 15만명, 경찰 추산 2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거대한 촛불의 물결 속에 시작됐다. 당초 경찰은 서울광장을 원천봉쇄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민주당 의원들이 전날 오후부터 '1박2일 철야농성'을 통해 광장을 선점하면서 원천봉쇄에 실패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범국민대회는 이한열, 박종철 열사 유족 등의 격려사를 시작으로 분위기를 달구기 시작했다.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씨는 “군사독재 시절 총탄으로 국민 입을 막고 국민 귀를 막았다”며 “이명박 정부는 미디어법으로 국민의 입과 귀를 막으려고 그 법을 통과시키려 한다"며 미디어법 결사 저지를 호소했다.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씨는 “그동안 국민들이 많이 좌절했으나 노 전 대통령 서거를 기회로 한 뜻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며 “22년전 6·10항쟁과 오늘은 똑같다. 우리는 이 여세를 모아 이명박 정부에 압력을 가하면서 국민의 뜻을 이루도록 하는 6·10항쟁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민주주의를 후퇴하게 하고 노 전 대통령을 서거하게 만든 만큼 직접 사죄해야 한다”며 "언론악법 등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말살시키려는 악법이 국회에서 대기하고 있다. 철회해야 한다. 이런 최소한 요구마저 무시한다면 이 자리에서 제2의 6·10항쟁을 이끌어낼 것을 결의하자”고 말했다.
이어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이 잇따라 연단에 올라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MB악법' 철회, 국정 쇄신 등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운영 기조의 전면적 전환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며 "4대 강 개발사업과 반민주, 반민생, 반인권 악법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부자편향 정책 중단과 서민 살리기 정책 실현, 남북 간 무력충돌 반대, 평화적 남북관계회복 등 4대 요구를 이 대통령이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범국민대회는 이어 노 전 대통령 추모 및 민주회복 문화제를 2시간여 동안 치를 예정이다. 배우 권해효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2부는 노 전 대통령의 추모 영상과 노래패 공연, 용산참사 유가족의 발언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광장 원천봉쇄에 실패한 경찰은 범국민대회후 가두행진이 이뤄질 것에 대비해 1만5천여 병력을 인근에 배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경찰은 당초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운집한 데 대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편 같은 시간, 부산에서는 서면 쥬디스태화 옆에서 5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범국민대회를 치렀고, 대구에서는 동성로에서 1천여명, 광주에서는 금남로에서는 3천여명, 전주에서는 고사동 문화광장에서 1천여명, 청주에서는 중앙로에서 1천여명, 울산에서는 대공원 동문 광장에서 1천여명 등 전국의 크고작은 도시에서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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