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울광장 원천봉쇄
<현장> 靑 '강경대응' 방침 현실화, 광장 아수라장
경찰은 29일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광장으로 들어가는 모든 통로 봉쇄에 나섰다.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광장을 찾은 시민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이동마저 철저히 막으면서 현장 곳곳에서 경찰과 시민들의 충돌이 잇달았다.
오후 6시께는 대한문 앞에서 횡단보도 통행 제한에 항의하는 시민을 사지를 들어 연행해갔다. 현장에는 남대문경찰서장이 직접 나와 이를 모두 진두지휘하고 있다.
경찰의 집회 봉쇄가 시작된 것은 오후 4시 30분께. 경찰은 서울광장 전체를 40여대의 전경버스로 둘러싸고 시민들의 횡단보도 통행마저 한때 제한했다.
경찰은 우선 오후 5시로 예정된 촛불문화제를 무산시키기 위해 문화제 시작 10분전에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의 방송차량과 무대차량을 압수했다. 방송차량은 경찰이 직접 운전했고 무대차량은 견인차를 통해 모처로 이동시켰다.
이 과정에서도 차량 이동을 막기 위해 달려든 시민 3명을 주저없이 연행했다. 경찰은 이어 곧바로 깃발을 들고 서울광장에 앉아있는 시민들의 '아고라', '다함께' 깃발을 빼앗아갔다.
경찰의 집회 봉쇄는 지하철 입구를 막아서면서 절정에 달했다. 경찰은 1백여명의 전경을 투입해 서울광장으로 진입하는 지하철 2호선 시청역 5번 출구를 계단 입구부터 막았다.
시민들이 이에 항의하자 경찰은 병력을 증강해 시민들을 구석으로 몰아붙였고 지하철역에서 올라오려는 시민들도 아래로 찍어누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했다. 결국 경찰은 오후 6시 30분께 시민들의 격렬한 항의에 입구를 열었다.
현재 2백여명의 시민들이 "도대체 무슨 법적근거로 지하철 입구를 막아섰냐"고 항의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은 또 오후 6시부터 서울광장으로 진입하는 모든 통로를 봉쇄하고 깃발을 들거나 피켓, 촛불을 들고 있는 시민들의 통행마저 일부 제한하고 있어 시민들의 격렬한 항의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현재 서울광장 인근 차도에 호송차량를 대기시켜놓고 몸싸움을 격하게 벌이는 시민들에 대한 검거 작전의 준비를 마치고 있어서 이후 계속해서 연행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시민 김모(45)씨는 "어제는 시민을 아이 어른 가릴 것 없이 개 패듯이 패더니, 이제는 걸어가는 것도 막냐"며 "내가 지금 유신정권에 살고 있는거냐, 그런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양모(65)씨도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상식도 없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정권의 개가 되버린 경찰을 보면 30년 전 군사정권 시절과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며 "이 정권은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은 "이건 더 이상 할 수 있는게 없으니 국민들과 전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나라에서 산다는게 부끄러울 정도다"라고 탄식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예정대로 오후 7시부터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지만 대한문 앞에 주차했던 무대차량을 빼앗겨 장소를 서울광장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광장에는 경찰이 봉쇄를 푼 시청역 5번 출구를 통해 진입한 시민 5백여명이 촛불문화제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경찰이 산발적으로 서울광장 진입을 풀었다 다시 봉쇄하는 작전을 반복하고 있어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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