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비례연합정당 투표 하나마나 찬성일 것"
"집권여당이 이런 문제 하나 결정 못해 당원투표로 넘기다니 한심"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여론조사로는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반대'가 높게 나온다. 하지만 저기서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당원이 아닌 일반시민이고, 당원의 대부분은 비례연합정당에 '찬성'할 거라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제로 인터넷에서 민주당의 열혈 지지자들이 비례연합정당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거, 보신 적 있나요?"라고 반문한 뒤, "거의 모두 정의당 성토하느라 바쁘지, 당이 선거제개혁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얘기하는 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어차피 투표율 100%란 존재하지 않고, 정당 내의 투표는 참여율 50%를 넘기기 힘들거든요. 결국 투표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열성적인 당원들일 테고, 그들의 외연은 대강 민주당내 문빠의 외연이랑 거의 일치할 것"이라며 "그러니 투표율을 50%로 잡으면, 이론적으로 당원 26%의 표만으로도 찬성 의견이 승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며 거듭 참여 쪽으로 결론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사태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냐? 한 마디로 문빠들의 표만으로도 당의 입장을 '찬성' 쪽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한심한 것은 집권여당이 이런 문제 하나 스스로 결정 못해 이를 당원투표로 떠넘겼다는 거다. 공당이 완전히 팬덤 정치에 먹혀버린 것"이라며 이해찬 지도부를 질타했다.
그는 이어 "결국 당을 지배하는 것은 저 극성스런 팬덤을 뒤에서 조정하는 이들"이라며 "당원들의 의견을 물으니 민주적이라구요? 그럴 리 있나요. 만약 당원들이 정말 해방된 개인으로서 독립적으로 투표를 한다면, 그럴 수 있겠죠. 문제는 당원들의 상당수가 집단으로 뭉쳐 있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어용들이 총대를 멥니다, 양정철이 이들에 관한 보고서를 냅니다, 그 보고서가 최고위로 전달됩니다, 최고 위에서 논란이 벌어집니다, 이어 전당원 투표에 붙여집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참여 쪽으로 결정이 나겠죠.)"라며 "저는 이 프로세스 자체도 사전에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이라 봅니다. 전형적인 운동권 작풍이거든요. 왜 이런 연극을 벌일까요? 민주당 내에도 비례연합정당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있죠. 그 목소리를 우아하게 민주적으로 무력화하면서, 당밖으로는 민주당이 꼼수를 부렸다는 비난을 피하려는 게 아닐까요?"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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