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텍 참사에 대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분노와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부시 "오늘은 온나라가 슬픔에 잠긴 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대학사상 최대 참사가 발생한 버지니아공대(버지니아텍)의 캐슬 콜로세움에서 열린 희생자 추도식에 참석,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슬픔에 가득 찬 가슴으로 오늘 블랙스버그에 왔다"면서 "오늘은 버지니아텍 커뮤니티를 애도하는 날이며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긴 날"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런 비통한 때에 이 나라의 모든 국민은 여러분을 생각하고 있고 고통받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평안함이 깃들 수 있기를 하느님께 간구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이 반드시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버지니아텍의 생활이 평온을 되찾는 그런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하고 "그날이 왔을 때 여러분은 어제 희생된 친구와 교수님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했던 시간과 그들이 살고자 했던 삶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추도식은 삼엄한 경비속에서 한인 학생 등 수천 명의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추도식으로 출발하기 앞서 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조기를 정부기관 건물에 22일까지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반기문 "매우 당황하고 유감스럽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총기난사 비난 및 희생자에 대한 애도성명도 잇따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버지니아텍 총격사건의 범인이 한국인으로 발표된 것과 관련, "이같이 비극적인 사건을 접해 매우 당황하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무고한 시민과 학생등을 잔혹하게 살해한 것은 무슨 이유에서라도 용납할 수 없다"며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어조로 이를 비난한다"고 강조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이 무분별한 비극으로 깊은 슬픔에 빠졌다”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교황청 관계자는 미국 버지니아 리치먼드의 프란시스 디로렌조 주교 앞으로 보내는 전보에서 “이 무분별한 비극이 발생한 직후 교황은 하느님께 슬픔에 잠긴 모든 이들을 위로해주고 그들에게 용서와 희망, 사랑의 힘으로 폭력에 맞서 이길 정신적 힘을 달라고 간구했다”고 말했다.

희생자 중에 자국인이 포함돼 있는 캐나다의 스티븐 하퍼 총리도 이날 의회에서 "희생자 가운데 캐나다인이 포함돼있다는 것을 알게됐다"면서 캐나다 출신 교사 조슬린 쿠튀르-노와크의 죽음에 애도를 표명했다.

하퍼 총리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방식으로 희생돼야하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없다"고 통탄하고 "희생자와 가족및 공동체들과 아픔을 함께 한다"고 말했다.야당지도자인 자유당의 스테판 디온도 깊은 애도를 표명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영국과 영국인들을 대신해 미국인들, 특히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로와 기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게 애도의 서한을 보냈으며, 이번 사건으로 자국민을 잃은 이스라엘과 인도도 큰 충격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