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정운천 "구제역 침출수, 퇴비로 활용하면 돼"

거듭 '토지 자연정화론' 주장, "내가 농사지어 봐 잘 아는데..."

2011-02-17 10: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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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구제역 환경재앙'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정운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7일에는 "구제역 침출수는 화학적 무기물,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이다. 잘 활용하면 퇴비를 만드는 유기물이 될 수 있다"며 '침출수 퇴비론'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실 내가 농사를 20년간 지어봐 나름대로 잘 안다"며 MB식 화법을 앞세운 뒤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2월 16일부로 구제역 매몰지가 4천632곳이 됐다. 짧은 기간 동안 광범위하게 매몰하다보니 매뉴얼대로 하지 못한 부분도, 미흡한 것도 있다"며 부실 매립지가 상당수 있음을 시인하면서도 "(그러나) 지난 10년간 구제역이 4번에 걸쳐 발생해 382곳이 매몰됐는데 환경오염은 없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과거 구제역 살처분 가축 숫자는 모두 합쳐 1만여마리 수준인 반면, 이번에는 이미 330만마리 이상이 무더기 살처분돼 비교를 한다는 자체가 우스운 상황이다.

그는 더 나아가 "땅에 씨앗 하나가 큰 나무를 이루고 씨앗 10개가 큰 숲을 이룰 정도로 자연의 섭리와 자연 정화능력은 대단하다고 본다"며 종전에 폈던 '토지 자연정화론'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전국에서 시뻘건 핏물 침물수가 연일 지천 등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지의 자연 정화력이 대단해 토지가 구제역 침출수를 모두 정화할 수 있다고 강변해왔다. 또한 1997년 구제역 재앙을 겪은 대만의 경우 매립한 돼지는 지방성분이 많아 완전 부패하는 데 수년이 걸려 수년간 침출수가 계속 유출되면서 재앙적 2차 피해를 입힌 사실도 거론하지 않았다.

그는 최고위원회 회의후 기자실로 내려와서도 "언론에서 과장하고 추측성 보도가 국민 우려를 낳을 것 같아서 제가 20년간 농사 짓으며 나름대로의 체험을 바탕으로 설명드리겠다"며 언론을 비난한 뒤, "땅은 우주의 섭리, 자연의 섭리로 인간이 계산하지 못할 만큼 크다"고 거듭 자연정화론을 폈다.

그는 "수백마리, 천마리 이상 매몰돼 미흡한 점 있지만 그렇게 언론에 나온 바 대로 환경 오염이 어마어마하게 돼서 재앙이 올 것이란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고 거듭 언론을 비난한 뒤, 언론 취재결과 상수원 보호구역안에 매립된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서도 "한강상수원 보호구역안에도 묻었다고 하는데 구역 안에는 매몰지도 없고 구제역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엄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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