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정부가 박원순 제소? 참 우습다"
"CIA가 케네디 암살 연루됐다는 책 저자에게 소송 건 적 있나"
이상돈 교수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2억 손배소 제기와 관련, "정부 자체가 국민을 상대로 해서 정부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 우리나라에서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이런 경우가 아마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드문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이 교수는 "내가 보기에는 박원순 변호사의 발언 내용은 단순하게 무슨 주장을 한 거라기보다는 단정적으로 발언을 했다"며 "그런 거를 보건대 박원순 변호사가 전혀 근거가 없이 그런 말을 했겠느냐 그런 감이 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법리적으로도 "특정한 공직자도 아니고 정부 자체가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명예훼손 소송의 근본 취지에 어긋난다"며 "왜냐하면 명예훼손은 기본적으로 자연인, 물론 법인도 포함되지만, 이것은 민간에 적용되는 것이고 또한 자기의 명예를 소송이 아니고서는 회복할 수 없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데에 쓰는 창구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과연 정부가 스스로 명예 훼손을 당했다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가 하는 그런 문제가 있다"며 "그래서 이것은 어떻게 보면 법원이 소를 각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더 나아가 "우리가 한번 생각해볼 점은 일단은 박원순 변호사의 주장이 좀 단정적이라고 하더라도 국정원의 역할이라는 일종의 공공 문제다. 우리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될 공공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다소 사실에 벗어난 점이 있더라도 이것은 공공문제에 대한 토론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며 "우리나라 국정원은 미국으로 볼 거 같으면 CIA 아니냐? 아시겠지만 CIA가 케네디대통령 암살에 연루됐다는 주장을 다룬 책이 무수히 나왔지만 그런 책의 저자를 상대로 CIA나 미국 정부가 명예훼손 소송을 주장했다는 것을 들어봤나? 이게 참 어떻게 보면 우스운 이야기"라며 미국의 예를 들어 정부를 힐난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정부가 비판 언론이나 비판 지식인을 상대로 해서 이런 식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대체로 그 정부가 취약한 상태로, 민심에서 멀어져 있고 그래서 비판하는 여론을 막기 위해서 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박원순 변호사가 현 정권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인 분이고 그래서 발언 이런 걸 주시하고 있다가 이렇게 소송을 제기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는데 여하튼 간에 어떤 개인에 대해서 정부가 명예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