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3일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과정에 우리나라가 왕따된 게 아니냐는 평가를 하며 부시 정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부시의 배반'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한 양상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적극적인 참여 흔적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됐기 때문에 혹시라도 문제해결에 있어서 한국이 제 3자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미국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테러지원국으로 묶이게 된 것도 KAL기 폭파사태 때문이었고, 또 미신고 지역에 대해서도 이를테면 충분한 구체적 합의가 나오지 않고 추상적으로 되어 있다. 북한이 합의할 경우에 미신고 지역도 검증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어 있어서 앞으로 많은 난관이 예상되고 그런 면에서 한국측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고 있다. 그런 점을 우리 정부가 앞으로 강력히 요구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미국측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그러나 "그럼에도 최근에 한반도 정세가 경색되고 그리고 김정일 와병설도 있고 미국은 대선기간이라 외교적 업적도 필요했을 것"이라며 미국측 입장에 이해를 표시한 뒤, "이런 저런 것을 감안해 그나마 어느 정도 숨통을 틔었다는 점에서 조금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