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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찰, 집회 강제해산. 7명 연행

부상자도 10명 발생, 19일 다시 집중집회 계획

촛불집회 도중 연행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17일 시작된 집회는 18일 새벽까지 이어졌으며 경찰의 강제해산 과정에서 연행자 7명, 부상자 10명이 발생했다. 연행자는 지난 11일 집회 이후 일주일 만이다.

18일 새벽 5시 현재, 종로 일대에서 가두시위를 벌이다 연행된 사람은 여성 1명을 포함해 총 7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부상자는 구 한국일보 앞에서 경찰이 던진 너트에 맞아 왼쪽 눈 위가 찢어진 여성 류모(33)씨, 물대포에 목덜미를 맞아 실신한 김모(40)씨 등 총 10명이 발생했으며 2명이 을지로 백병원으로 응급 후송됐다.

경찰의 강제해산 작전은 18일 자정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찰은 30여분 가까이 물대포와 소화기를 난사하다 새벽 12시 5분께 구 한국일보 사옥과 종각사거리, 풍문여고 길목에 병력을 투입해 5분여만에 시민들을 인사동 인도로 밀어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물리적 충돌 없이 인사동 인도로 올라왔지만 배우 맹봉학(46)씨를 비롯한 시민 6명이 다시 안국동 로터리 중앙선에서 연좌농성을 벌여 경찰과 30분 가까이 대치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을 둘러싸고 연행을 경고했지만 시민들이 자진해서 인도로 올라갈 때까지 기다려 연행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연행자가 발생한 것은 경찰의 강제해산 작전에 밀린 시민들이 종로 일대에 접어들면서부터다. 시민들은 종각 사거리에 재집결해 경찰의 포위망을 피하며 종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게릴라식 시위를 시도했다.

경찰은 그러나 시민들 일부가 시비를 벌이는 사이, 순식간에 시민들을 앞질러 종로 3가 사거리 앞을 봉쇄했다. 경찰은 이어 인도로 밀어낸 시민들 가운데 격렬하게 항의하는 이들에 대한 연행을 시작했다.

경찰은 또 새벽 1시 30분께 지난 5월 2일부터 현장에서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무료로 음료와 음식을 제공하던 '촛불다방' 차량의 이동을 막아섰다. 촛불다방 관계자들은 "자원봉사차량을 왜 막아서냐"며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경찰은 '교통방해'를 명목으로 관계자 연행과 차량 견인을 시도했다.

시민들은 "자원봉사차량을 압수하는 법적 근거를 대라"고 계속해서 따졌지만 경찰은 차량을 둘러싼 채 묵묵부답이었다. 양측간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종로4가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던 시민들마저 종로 3가로 돌아오면서 현장은 경찰과 시민들의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촛불다방을 운영해 온 이종수(31)씨를 비롯해 총 7명을 연행했다. 연행 사유는 '도로교통법 위반'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방해에 따른 도로교통법 이외에도 채증 결과 집시법 위반 혐의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차량을 종로경찰서로 견인해갔다. 당연히 자원봉사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강원도 화천에서 올라와 두 달째 '촛불다방'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배석봉(50)씨는 "우리가 시위를 했나, 현장에서 촛불을 들었나, 왜 우리를 잡아가느냐"며 "목마른 시민들에게 커피주고 배고픈 시민들에게 라면 끊여준 것이 죄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배씨는 이어 "경찰들도 목마를 때눈 우리한테 와서 음료수를 얻어마셨고 종로경찰서장도 커피를 얻어마시고 갔다"며 "순수한 마음으로 시민들에게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까지 잡아가는 경찰이 제정신이냐"고 비판했다.

새벽 2시 20분께는 종로 2가 금강제화 앞에서 경찰과 시민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이 방패로 시민들을 가격해 부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전경 1명은 방패를 들고 몸싸움을 벌이던 시민을 차도 위의 차량 사이로 추격하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결국 경찰의 강제해산 작전에 밀려 새벽 3시께 종로 보신각 앞으로 이동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촛불다방' 차량을 견인해 간 종로경찰서 앞으로 항의방문을 떠났다. 나머지 1백여명의 시민들은 조계사 앞과 보신각 앞에서 밤샘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18일 촛불문화제의 장소를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으로 옮겨 개최하며 주말을 맞는 19일에는 다시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예정대로 이날 오전 11시께 우문수 종로경찰서장이 관계자를 대동해 조계사를 공식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사와 대책회의 측은 경찰이 새벽에 기습적으로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지만 불교계의 반발 여론에 대해 경찰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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