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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특검법', 공은 盧에게

17일 통과시 盧가 결정, '샌드위치 盧의 선택' 주목돼

임채정 국회의장이 오는 17일 '이명박 특검법'을 직권상정키로 함에 따라 특검법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이 당론에 따라 모두 찬성표를 던질 경우 과반수가 나오고, 여기에 일부 민주당 및 국민중심당 의원들도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나라당은 강력반발하며 실력저지한다는 입장이다. 이명박 후보는 14일 밤 "특검은 신당의 내년총선 전략"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당 등의 강행처리 의지가 워낙 강해, 대선 직전인 17일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그러나 '이명박 특검법'이 진통끝에 국회를 통과된다 할지라도 과연 특검이 실시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수용 여부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앞서 '삼성 특검법'에도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었다. 그러나 '삼성 특검법'은 신당과 한나라당이 모두 찬성입장이어서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국회가 재심의, 재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가 확실한만큼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수용해야 했다.

하지만 '이명박 특검법'의 경우는 다르다. 한나라당이 강력 반대하고 있는만큼 노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특검법은 사실상 무력화된다. 칼자루를 노대통령이 쥐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잘 아는 청와대는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이명박 특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난번 삼성특검법은 뚜렷히 보충성과 특정성에 위배되는 데도 불구하고 중요 정당이 다 합의해서 거의 통과가 확실시되는 법안이었기에 우리는 미리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청와대는 통과가 돼서 넘어오면 그때 입장을 밝히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다. 이번의 경우도 그래야 할 것이다. 우리들 생각이 기본적으로 없는 것은 아니지만 통과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미리 밝힐 필요는 일반적으로 없다"며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이명박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노 대통령 입장은 곤혹스러워질 게 분명하다. 특검법은 오는 19일 대선이 끝난 뒤 노 대통령에게 넘어온다.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명박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에게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공개 요구할 게 불을 보듯 훤하다. 노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경우 퇴임대통령과 신임대통령간 정면 격돌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노 대통령의 퇴임후도 불안해질 것이다.

그렇다고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신당 등 범여권의 대대적 비난공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이를 계기로 이른바 '노명박 의혹'도 전면 제기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대선 패배의 '1차 책임자'로 지목되는 노대통령은 퇴임후 완전 고립무원의 외톨이 신세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듯 노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이명박 특검법'으로 샌드위치 신세로 몰리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해도 득보다는 실이 많은 난감한 처지다.

따라서 노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노대통령 자신도 입장을 정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청계천 통수식때 함께 자리를 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이명박 특검법'을 계기로 두사람 관계가 재정리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노 대통령 선택의 최대변수는 '여론'이 될 것이다.

현재 여론은 '이명박 특검법'에 찬성하는 쪽이 절반이상이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직후에도 현재 여론이 계속 유지될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역대 대선직후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은 당선자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직후 지지율이 90%대로 치솟았고, 노무현대통령도 86%까지 나왔다. 이런 현상이 이번 대선후에도 다시 나타난다면 '이명박 특검법'에 대한 현 여론도 변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명박 특검법'의 최종 선택자는 역시 국민이 되는 셈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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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37 51
    크크

    에리카 특검법으로 바뀔걸?
    특검이 무슨 이몽룡이냐?
    암행어사도 실패했지.
    어사가 뇌물먹느라.

  • 55 35
    asdf

    예상컨대 노대통령 거부권 행사할 겁니다.
    퇴임하는 마당에 좋은게 좋은거죠.
    신당으로부터 기대하는 것도 별로 없을 것이고.
    향후 1-2년은 그저 조용히 시골 고향마을에서 지내시는 것이 좋으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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