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5.18묘지 찾아 "제 발언에 상처받은 분들께 사과"

시민-학생 거센 반발로 추모탑 헌화분양은 못해

2021-11-10 17: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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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0일 광주를 찾아 "저의 발언으로 상처 받은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며 자신의 '전두환 발언'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이같이 말하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윤 후보는 "저는 40여년 전 5월의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광주의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됐고 광주의 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꽃피웠다. 그러기에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5월 광주의 아들이고 딸"이라며 자신의 발언은 결코 5.18민주화운동 폄하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 지켜봐 달라"며 "여러분께서 염원하시는 국민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고 여러분께서 쟁취하는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는 5·18 민주묘지 추모탑에 헌화·분향하려 했으나 반대하는 시민학생들에 가로막혀 추모탑 입구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해야 했다. 윤 후보가 민주묘지로 들어서려 하자, 시민들은 연신 "윤석열은 돌아가라!", "5.18 영령들이 울고 있다"고 외치며 윤 후보의 입장을 저지했다.

그느 앞서 5.18 민주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에 설치된 방명록에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을 반듯하게 세우겠습니다"라고 썼다.

그는 참배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오늘 이 순간 사과드리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상처받은 국민들 광주시민 여러분들을 생각하며 이 마음을 계속 가지고 가겠다"며 거듭 사과혔다.

그는 추모탑에 분양을 하지 못한 데 대해선 "십분 이해한다"며 "오월의 영령들에 분향하고 참배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많은 분들 협조해주셔서 사과드리고 참배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쇼가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저는 쇼 안한다"고 딱잘라 말했다.

10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들에 막혀 묘역 근처에서 참배를 하면서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부산에서 당원들을 만나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호남에도 꽤 많다"고 말해 호남의 거센 반발을 자초했다.

5·18민주화운동 유가족으로 구성된 오월어머니회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등은 이날 오전 5·18묘지 입구인 민주의문에서 윤 후보 참배를 저지하기 위해 경찰 기동대 경력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윤 후보 방문에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5·18묘지 들머리인 민주의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윤 후보 도착 직전 개별 참배객으로서 참배단, 열사 묘소 등을 선점, 윤 후보의 헌화, 분양을 저지했다.

남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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