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노동단체 항의에 전태일 동상 참배 못해
민주노총측 "노동자 목소리 담지 않은 생색내기에 항의"
안 후보는 당초 이날 오전 청계천 평화시장 앞 전태일 다리를 찾아 전태일 동상에 헌화한 뒤 노동절 메시지를 발표하려 했으나 '노동자 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측 시위대 30여명이 전태일 동상을 둘러싸고 '노동악법 철폐' '노동3권 쟁취' 등의 입간판을 머리위로 들어올린 채 안 후보 접근을 원천 봉쇄했다.
안 후보측은 전태일 동상 인근에 유세차를 통해 사전 유세를 벌였고, 지지자 200여명이 현장에 모여들었지만 시위대는 물러서지 않은 채 대치를 이어갔다.
안 후보측은 거듭 동상 접근을 위해 길을 열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시위대는 봉쇄를 풀지 않았고,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출동해 시위대를 둘러쌌다.
안 후보 지지자들은 "당신들이 뭔데 전태일을 독점하고 그러느냐. 심상정 선거운동을 하느냐"고 따졌지만, 시위대는 묵묵부답으로 전태일 동상 봉쇄를 풀지 않았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안 후보에 앞서 전태일 동상을 찾아 참배했다.
결국 안 후보측은 현장 행사를 취소하고 당사에서 노동절 메시지를 발표하기로 한 채 철수했다. 안 후보는 현장으로 이동 중 대치 소식을 전해듣고 차를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반적인 안철수 노동정책에 대한 항의"라며 "전태일 동상은 '근로기준법 준수하라' 등 노동자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담은 상징인데 이를 전혀 담지 못한 정책공약에, 명분이나 생색내기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참배 저지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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