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자살 여직원, 2년간 7번 계약
우원식-심상정 "성희롱 알리자 정규직 전환 기회 박탈"
8일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여직원 권모씨와 중소기업중앙회의 계약 현황을 보면 권씨는 2년간 짧게는 2개월, 길게는 6개월씩 7차례에 걸쳐 계약을 했다. 정규직 전환(무기계약직) 회피를 위한 전형적인 쪼개기 계약이다.
권씨는 2012년 9월 1일부터 3개월간의 인턴 계약을 시작으로 6개월, 2개월, 3개월, 2개월, 3개월, 2개월 식으로 계약과 해지를 반복하다 정규직 전환시점을 이틀 남긴 올해 8월 29일 계약을 종료했다. 권씨가 유서에서 "노력하면 다 될 거라 생각해 최선을 다했으나”, “아주 24개월 꽉 채워 쓰고 버려졌다"고 토로한 이유다.
우 의원은 "중소기업중앙회는 다시 뽑아 쓰는 게 ‘귀찮아서’ 2년간 무려 7차례 걸쳐 계약을 연장해 쓰다, 성폭력 사건이 붉어질 경우 시끄러워질 것이 ‘귀찮아서’ 오로지 열심히 일만 했던 한 비정규직 사원을 자신이 표현한 대로 ‘쓰고 버렸다'"며 "이번 사건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며, 권씨 유서에서 쓴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만 ‘악랄한’ 그 사람들이 다시는 휴지통에 휴지 뽑아 쓰고 버리듯 사람을 버리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권모씨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환경노동위원회에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요청하고, 더불어 노동부 장관에게 지금 즉시 중소기업중앙회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권씨가 정규직 전환을 앞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당하게 된 배경에는 성희롱 사실 공개에 따른 직장내 집단 따돌림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우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권씨의 지인들에게 받은 제보에 따르면 권씨의 성희롱에 관여된 직장상사가 왕따를 주도했고 정규직 전환을 막았다.
전 직장 동료는 "권씨가 모 부장에게 성희롱, 성추행 건과 관련해 항의를 한 뒤 고 부장이 권씨에게 나쁜 감정을 가지고 매몰차게 대했고 왕따를 주도했으며 사업운영직(무기계약직) 전환을 번복하려고 계획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권씨는 올해 4~5월까지 정규직 전환에 대한 구두통보를 받았고 업무수행에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성추행과 성희롱을 직장상사에게 알린 이후 사내에서 정규직 전환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은 "권씨 자살 이후, 중소기업중앙회 감사실에서 내부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권씨와 친분이 있는 직원에 대해 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이 사건 확대를 막으려 하고 있다"며 "권씨가 퇴직하게끔 집단적인 따돌림을 한 정황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기관의 엄중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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