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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거품 파열에 '핫머니' 헤지펀드들 연쇄도산

베어 스턴스에 이어 골드만삭스 헤지펀드들도 파산 위기

미국의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대출) 위기가 헤지펀드들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헤지펀드들은 서브프라임 담보 증권 값의 최저 2~3%, 최대 10%의 돈만 걸고 증권을 사들이는 레버리지(지렛대) 방식의 투자를 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도산사태가 봇물을 이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고수익 고위험' 투자로 세계금융계의 뇌관으로 불리워온 헤지펀드의 부실화 위기까지 가세함으로써 세계금융 불안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운영하던 헤지펀드 '노스 아메리칸 에쿼티 오퍼튜니티'가 손실로 자산을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이 펀드는 올들어 지난달 27일까지 15%의 손실을 입었으며, 특히 7월 한 달에만 11%의 손해를 보았다. 펀드 손실은 8월 들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스 아메리칸 에쿼티 오퍼튜니티 펀드'는 7억6천7백만달러라는 비교적 작은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소식은 앞서 골드만삭스의 또 다른 헤지펀드인 '글로벌 알파 펀드'가 일부 포지션의 청산 압력을 받고 있다고 알려진 뒤 나온 것이어서 충격이 컸다. '글로벌 알파 펀드'는 9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골드만삭스의 대표 헤지펀드다. 이 펀드는 7월에 8%의 손실을 입었으며, 지난 3일 현재까지 입은 손실도 1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른 헤지펀드들도 서브프라임 위기로 위기에 직면하기란 비슷하다. 1백5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하이브리지 멀티스트래티지 펀드'는 이달에만 4%의 손실을 봤다.

2백90억달러를 운용하는 '르네상스 인스티튜셔널 에쿼티 펀드'는 7월에 5.8%의 손해를 입었고, '타이크 포트폴리오 펀드'도 올해 8월 첫 주 3거래일 동안 7%의 손해를 입었다.

이들은 7월 중순 이후 신용 경색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 이들은 대부분 컴퓨터 프로그램에 기초해 자동적으로 매도-매수 주문을 내는 `퀀트(Quant)` 펀드라는 점에서 시장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1987년에도 미국은 이같은 컴퓨터에 의존한 주식 매매로 공황적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헤지펀드 파산은 이에 앞서 지난 6월부터 시작됐다. 지난 6월20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베어 스턴스 산하의, 서브프라임 담보증권에 많이 투자한 두 개의 헤지펀드가 서브프라임 부실로 재무위기에 처하면서 사실상 폐쇄됐다. 이들 두 헤지펀드 운영 자금은 2백억 달러 이상이었으며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과 바클레이스 등이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았다.

당시 베어 스턴스측이 <WSJ> 보도가 사실임을 시인하며 "다른 헤지펀드들도 우리와 비슷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해, 헤지펀드 업계 전체가 파산 위기에 노출돼 있음을 폭로했었다. 베어 스턴스 예언이 지금 사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금융계에서는 이번 헤지펀드 위기가 1988년의 롱텀캐피탈매지니먼트 파산에 버금가는 충격을 금융계에 가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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