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자산거품 재앙'이 시작됐다!
<분석> 전세계 부동산-주식거품 연쇄 파열 위기
서브프라임 위기가 전세계 금융계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1조2천억달러, 이미 20%이상 연체
서브프라임이란 소득과 신용이 낮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금융의 일종으로, 세칭 '비유량 주택담보대출'로 불린다. 주로 주택을 담보로 하나 자동차 등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고 있으며, 이자는 무려 연 20~30%에 달한다. '미국판 고리대'인 셈.
미국에서는 연소득 2만5천달러 이하인 전체 세대의 40% 가량이 서브프라임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서브프라임은 주택담보대출로, 특히 주목해야 하는 대목은 서민이 아닌, 투기적 목적의 개인투자가들이 이번 사태의 핵심주범이라는 사실이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바탕으로 미국의 부동산값이 지난 수년간 수직상승하자 살인적 고금리에 불구하고 개인투자가들이 서브프라임을 빌려 고급 리조트와 호텔, 별장 등을 닥치는대로 사들였다. 서브프라임 금리보다 부동산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한 투기를 한 셈.
그러나 올 들어 미국 부동산경기가 급랭하면서 사고가 터지기 시작했다. 상환불능 사태가 잇따라 발생한 것. 미국 서브프라임업계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이미 전체 서브프라임 대출자의 20%가 원리금을 못 갚는 연체상태에 빠져들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연체비율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미국의 주택 대출 총액은 약 10조달러로 알려지며, 서브프라임은 그 가운데 12%를 차지하고 있다. 1조2천억달러 정도 되는 셈. 이 가운데 이미 2천4백억달러가 부실화됐으며 그 액수는 더욱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이들 서브프라임 부실로 일차적으론 서브프라임업체들이 연쇄도산 위기에 빠지고 있으나, 높은 수익률에 혹해 서브프라임 기초채권을 앞다퉈 사들여온 서방 우량 금융기관들도 동반부실 위기를 맞고 있다. 9일 세계금융시장에 충격을 가한 프랑스 최대은행 BNP파리바가 그런 대표적 예다. 일본의 금융기관들도 1조엔어치의 서브프라임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세계 부동산거품 파열 시작되나, 유럽 공황적 분위기
낙관론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비중은 액수가 적지 않으나 미국 전체 금융자산의 1% 미만인만큼 경제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국제금융계 분위기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의 근원은 부동산거품 파열이다. 문제는 부동산거품이 낀 나라가 미국뿐이 아니라는 데 있다. 과거 10여년간 부동산거품 파열로 고통받아온 일본을 제외한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이 지난 수년간 부동산거품이 부풀대로 부푼 상태다.
한 예로 영국의 경우 주로 집 등을 장만하면서 빌린 가계부채 비율이 선진국 최고 수준이다. 영국 왕립경제사회연구소(NIESR)에 따르면, 영국의 개인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62로 미국(1.42), 일본(1.36), 독일(1.09)보다 높다. 영국의 평균 집값은 영국 급여생활자의 평균 연봉보다 11배나 비싼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시중유동선을 바탕으로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자산버블이 확산되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올 들어 인플레 위협이 계속되자 금리를 추가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는 지난 3월 한번 노출됐었다. 그러나 당시는 일시적 현상으로 그쳤다. 미국만의 현상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재연된 2차 위기는 양상이 다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쪽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의 부동산거품도 파열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확산된 결과다.
한 예로 유럽중앙은행(ECB)은 9일 무려 1천3백억달러를 풀었다. ECB 출범이래 최대규모의 자금 살포다. 2001년 9.11 테러 발생당시에 풀었던 돈보다 1.5배나 많은 액수다. 유럽금융계가 이번 사태를 9.11 사태보다 더 큰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가 휘청되고, 네덜란드 투자은행 NIBC 등도 서브프라임 투자로 큰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아직 유럽의 부동산거품이 본격 파열국면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유럽금융계는 공황적 상황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여기에다가 유럽의 부동산거품까지 본격파열할 경우 1988년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 파산에 버금가는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정부는 "한국은 끄떡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일찌감치 은행에 대해 부동산대출비율은 규제해온 만큼 웬만큼 집값이 떨어져도 괜찮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착각이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장장 5년간 단군이래 최대의 부동산값 폭등이 이뤄졌다. 올 들어 각종 세금규제로 시중유동성이 증시로 몰려가면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미 곳곳에서 부동산거품 파열이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기 시작한 상태다. 지방의 미분양 물량 급증으로 중견건설업체들의 부도가 시작됐으며, 대다수 지방건설업체들이 동일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게 그 증거다.
지방건설업체 부도는 곧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그 여파는 지방은행을 거쳐 시중은행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기에다가 한국은행은 부동산버블에 이은 주식버블을 막기 위해 두달연속 금리를 인상, '콜금리 5% 시대'를 열었다. 당연히 주택담보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으며 부동산거품이 파열될 여건이 더 무르익었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으로 정권이 바뀌면 부동산정책이 바뀌면서 건설경기가 다시 살아나면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착각이다. 현재의 자산거품 위기는 주택공급이 부족해선 발생한 위기가 아니다. 사상최대의 시중유동성이 초래한 '자산거품 위기'다.
더욱 현재 세계금융계는 세계화의 결과로 촘촘한 신경망을 구축하고 있다. 한 지역의 사태에 모든 지역이 즉각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게 돼 있다. 미국과 유럽을 강타하는 위기가 한국을 비켜나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착각이다.
이성태 한은총재는 총재가 되기 전 사석에서 "2001년 9.11 사태가 터졌을 때 그린스펀 연준의장이 아무리 급해도 연준금리를 2%이하로 안내릴 줄 알았다. 그러나 그린스펀은 1%로까지 내렸다. 이때부터 전세계적 거품이 생겨났다"고 진단한 바 있다.
세계경제 중심인 미국의 포퓰리즘적 경제대응이 지금 지구촌이 직면한 세계적 자산거품 재앙의 근원인 셈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1조2천억달러, 이미 20%이상 연체
서브프라임이란 소득과 신용이 낮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금융의 일종으로, 세칭 '비유량 주택담보대출'로 불린다. 주로 주택을 담보로 하나 자동차 등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고 있으며, 이자는 무려 연 20~30%에 달한다. '미국판 고리대'인 셈.
미국에서는 연소득 2만5천달러 이하인 전체 세대의 40% 가량이 서브프라임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서브프라임은 주택담보대출로, 특히 주목해야 하는 대목은 서민이 아닌, 투기적 목적의 개인투자가들이 이번 사태의 핵심주범이라는 사실이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바탕으로 미국의 부동산값이 지난 수년간 수직상승하자 살인적 고금리에 불구하고 개인투자가들이 서브프라임을 빌려 고급 리조트와 호텔, 별장 등을 닥치는대로 사들였다. 서브프라임 금리보다 부동산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한 투기를 한 셈.
그러나 올 들어 미국 부동산경기가 급랭하면서 사고가 터지기 시작했다. 상환불능 사태가 잇따라 발생한 것. 미국 서브프라임업계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이미 전체 서브프라임 대출자의 20%가 원리금을 못 갚는 연체상태에 빠져들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연체비율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미국의 주택 대출 총액은 약 10조달러로 알려지며, 서브프라임은 그 가운데 12%를 차지하고 있다. 1조2천억달러 정도 되는 셈. 이 가운데 이미 2천4백억달러가 부실화됐으며 그 액수는 더욱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이들 서브프라임 부실로 일차적으론 서브프라임업체들이 연쇄도산 위기에 빠지고 있으나, 높은 수익률에 혹해 서브프라임 기초채권을 앞다퉈 사들여온 서방 우량 금융기관들도 동반부실 위기를 맞고 있다. 9일 세계금융시장에 충격을 가한 프랑스 최대은행 BNP파리바가 그런 대표적 예다. 일본의 금융기관들도 1조엔어치의 서브프라임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세계 부동산거품 파열 시작되나, 유럽 공황적 분위기
낙관론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비중은 액수가 적지 않으나 미국 전체 금융자산의 1% 미만인만큼 경제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국제금융계 분위기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의 근원은 부동산거품 파열이다. 문제는 부동산거품이 낀 나라가 미국뿐이 아니라는 데 있다. 과거 10여년간 부동산거품 파열로 고통받아온 일본을 제외한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이 지난 수년간 부동산거품이 부풀대로 부푼 상태다.
한 예로 영국의 경우 주로 집 등을 장만하면서 빌린 가계부채 비율이 선진국 최고 수준이다. 영국 왕립경제사회연구소(NIESR)에 따르면, 영국의 개인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62로 미국(1.42), 일본(1.36), 독일(1.09)보다 높다. 영국의 평균 집값은 영국 급여생활자의 평균 연봉보다 11배나 비싼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시중유동선을 바탕으로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자산버블이 확산되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올 들어 인플레 위협이 계속되자 금리를 추가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는 지난 3월 한번 노출됐었다. 그러나 당시는 일시적 현상으로 그쳤다. 미국만의 현상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재연된 2차 위기는 양상이 다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쪽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의 부동산거품도 파열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확산된 결과다.
한 예로 유럽중앙은행(ECB)은 9일 무려 1천3백억달러를 풀었다. ECB 출범이래 최대규모의 자금 살포다. 2001년 9.11 테러 발생당시에 풀었던 돈보다 1.5배나 많은 액수다. 유럽금융계가 이번 사태를 9.11 사태보다 더 큰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가 휘청되고, 네덜란드 투자은행 NIBC 등도 서브프라임 투자로 큰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아직 유럽의 부동산거품이 본격 파열국면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유럽금융계는 공황적 상황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여기에다가 유럽의 부동산거품까지 본격파열할 경우 1988년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 파산에 버금가는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정부는 "한국은 끄떡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일찌감치 은행에 대해 부동산대출비율은 규제해온 만큼 웬만큼 집값이 떨어져도 괜찮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착각이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장장 5년간 단군이래 최대의 부동산값 폭등이 이뤄졌다. 올 들어 각종 세금규제로 시중유동성이 증시로 몰려가면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미 곳곳에서 부동산거품 파열이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기 시작한 상태다. 지방의 미분양 물량 급증으로 중견건설업체들의 부도가 시작됐으며, 대다수 지방건설업체들이 동일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게 그 증거다.
지방건설업체 부도는 곧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그 여파는 지방은행을 거쳐 시중은행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기에다가 한국은행은 부동산버블에 이은 주식버블을 막기 위해 두달연속 금리를 인상, '콜금리 5% 시대'를 열었다. 당연히 주택담보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으며 부동산거품이 파열될 여건이 더 무르익었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으로 정권이 바뀌면 부동산정책이 바뀌면서 건설경기가 다시 살아나면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착각이다. 현재의 자산거품 위기는 주택공급이 부족해선 발생한 위기가 아니다. 사상최대의 시중유동성이 초래한 '자산거품 위기'다.
더욱 현재 세계금융계는 세계화의 결과로 촘촘한 신경망을 구축하고 있다. 한 지역의 사태에 모든 지역이 즉각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게 돼 있다. 미국과 유럽을 강타하는 위기가 한국을 비켜나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착각이다.
이성태 한은총재는 총재가 되기 전 사석에서 "2001년 9.11 사태가 터졌을 때 그린스펀 연준의장이 아무리 급해도 연준금리를 2%이하로 안내릴 줄 알았다. 그러나 그린스펀은 1%로까지 내렸다. 이때부터 전세계적 거품이 생겨났다"고 진단한 바 있다.
세계경제 중심인 미국의 포퓰리즘적 경제대응이 지금 지구촌이 직면한 세계적 자산거품 재앙의 근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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