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9일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소집한 임시국무회의에서 국회법·국회 증언감정법·양곡관리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법·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 등 6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김건희 특검법과 내란 특검법은 이날 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

한 권한대행은 "국가적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에서 과연 어떠한 선택이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인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고민과 숙고를 거듭했다"면서 "어느 때보다 정부와 여야 간 협치가 절실한 상황에서 국회에 6개 법안 재의를 요구하게 돼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법안들에 영향을 받는 많은 국민들과 기업, 관계부처의 의견도 어떠한 편견 없이 경청했다"면서 "정부는 헌법 정신과 국가의 미래를 최우선으로 하는 책임 있는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이 6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려는 데 대해 "거부권 행사는 국민의 뜻이 아니라 내란 수괴, 윤석열의 뜻을 따르겠다는 선언"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내란 사태를 지속시키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도 즉시 공포해야 한다"며 "만약 한덕수 권한대행이 탄핵 민심을 무시하고 권한을 남용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며 탄핵을 경고했다.

민주당은 6개 법안 거부권으로는 한 권한대행 탄핵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자칫 한 대행까지 탄핵할 경우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 인준이 지연되면서 여권 뜻대로 윤 대통령 헌재 심판도 늦춰질 수 있고, 정국 혼란이 심화되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미연준 금리인하 속도조절로 원/달러 환율이 15년여만에 1,450원을 수직 돌파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한 대행을 탄핵하면 경제 사령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이 서열상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야 한다는 대목도 민주당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대목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최종 마지노선'이라고 시사한 김건희 특검, 내란 특검까지 한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한 대행 탄핵은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한 대행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