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환율, 15년여만에 1,450원 수직 돌파
미연준 금리속도 조절에 시장 패닉. 최상목 "시장안정조치 시행"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5원 오른 1,453.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이 1,450원선을 돌파한 것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2009년 3월 16일 이후 15년 9개월만에 처음이다.
미연준이 내년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히면서 달러화가 글로벌 강세를 보인 데 따른 후폭풍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88포인트(2.33%) 급락한 2,426.55로 거래를 시작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매도하고 있으며, 개인만 사들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코스닥지수는 15.04p(2.16%) 내린 682.53로 장을 시작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은 이날 아침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를 열고 시장 개입을 경고했다.
최 부총리는 "세계 주요 통화들이 (달러화 대비) 대폭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 금융·외환시장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참가자들의 차분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방향으로의 지나친 쏠림 현상은 향후 반대 방향으로 큰 폭의 반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며 "정부와 한은은 높은 경계 의식을 갖고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체계를 지속 가동하면서 과도한 변동성에는 추가적 시장안정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하겠다"며 외환시장 시장개입을 경고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도 이날 아침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정치 상황과 결합하면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신속하게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시장 개입을 시사했다.
한편 F4회의에서는 극심한 외환시장 불안에 당초 연말에 도입할 예정이던 스트레스완충자본 규제 도입을 내년 하반기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아울러 은행권의 외화자산 중 해외법인 출자금과 같이 비거래적 성격의 구조적 외화자산의 경우 환율 변동 등에 따른 시장리스크를 위험가중자산 산출에서 제외한다는 계획이다.
은행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면서 은행이 '환율 방어'의 첨병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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