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진보당 지금 멸족 위기에 처해 있다"
당권파 "이건 숙청이다", 회의 30여분 지연
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혁신비대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이 자리에 계시는 혁신비대위원 여러분께서는 우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이 어디서 시작되어야 하는지 잘 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한쪽 팔을 잘라내는 듯한 고통스런 선택이 목전에 닥쳤다"며 "혁신비대위는 지난 보름간, 경쟁명부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자 여러분께 대의를 위해 물러나주실 것을 요청드렸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 최후의 선택은 한가지임을 모든 비대위원들이 동의했다. 오늘 회의는 그것을 집행하기 위한 회의"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당의 공동대표들이 당원들에게 폭행을 당했고, 당 지지율은 바닥을 치고 있다. 우리가 약해진 틈을 타고, 검찰과 이명박 정부는 서슴없이 우리의 당원명부를 빼앗아갔다. 구태정치 색깔론의 망령이 진보정치를 음해하고, 모욕했다. 진보정치를 사랑하는 국민여러분은, 걱정스런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그분들의 애정이 냉소로 변할 때 진보정치는 소멸할 것"이라고 거듭 멸족 위기를 강조한 뒤, "민심은 통합진보당의 석고대죄를 요구하고 있다. 혁신과 쇄신의 석고대죄가 오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김미희 당선자, 윤병태 경북도당 위원장, 안동섭 경기도당 위원장 등 당원파측 인사들은 이날 회의 전 강기갑 위원장과 만나 "혁신비대위의 출당 조치는 숙청행위"라고 맹비난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안동섭 위원장은 "중앙위가 의결한 것은 사퇴 권고안으로 강제력이 없다. 권고안은 당사자들이 안 받아들이면 그만인데, 출당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발했고, 윤병태 위원장은 "진상조사보고서의 문제점이 드러난만큼 신속히 재조사를 해서 그 결과를 보고 어떤 조치든 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40여분간 반복적으로 강 위원장을 향해 출당 조치 철회와 재조사 착수를 요구하며 이날 비대위회의를 30여분간 지연시켰다.
당권파측 10여명의 당원들도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회의장 밖 복도에서 '진실이 우선이다. 누명부터 씌우지마라', '진상조사특위부터 즉시 가동하라', '죄없는 비례후보 출당조치 웬말이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혁신비대위는 그러나 이에 개의치 않고 출당 절차와 당기위 제소 일정, 윤금순 후보의 사퇴 여부 등에 대한 최종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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