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김대중, '오바마의 배신(?)'에 패닉
조갑제 등 극보수진영, 북-미 직접대화에 배신, 위기감 표출
김 고문은 14일자 <조선일보>에 기고한 칼럼 '오바마의 김정일 구하기'를 통해 "북한이 그토록 바라왔던 미·북 양자(兩者) 대화를 미국이 받아들였다. 그 실마리는 아마도 지난 8월 초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에서부터 찾아야 할 것 같다"며 "기자 석방과 미·북 직접 접촉은 별개인 양, 그래서 오바마의 대북자세는 결연했던 것처럼 선전됐던 것은 한마디로 쇼였다"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최근 북한의 '우라늄농축 마무리 단계' 발언을 거론한 뒤, "그동안 외교분야에서 별다른 실적을 보이지 못한 오바마 대통령이 근자에 '당선되면 적대국과 과감한 협상을 하겠다는 공약은 어디로 갔느냐'는 미국 내 비판자들의 목소리에 눌린 듯하지만 어쩌면 북한의 '우라늄농축 마무리'발언은 오바마의 대북 입지(立地)를 살려주는 '짜고 치는 고스톱'의 인상마저 준다"며 "보즈워스가 3국 순방을 마치면서 '북한의 태도에는 변한 것이 없다'거나 '6자회담의 틀이 아닌 양자회담은 없다'거나 '평양에 갈 계획이 없다'는 등의 발언을 했던 것도 이제 와서 보면 양자회담으로 가기 위한 연막작전이 아니었던가 느껴질 정도"라며 거듭 오바마 정권에 대한 강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화살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돌려 "우리 정부의 태도는 과연 이명박 대통령의 자신감만큼 안정되고 믿을 만한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MB는 11일 안보자문단 모임에서 북핵문제에 '새로운 전기(轉機)'가 마련될 것처럼 얘기하면서 남북 대화 분위기의 주도적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은 한반도문제와 북한의 생존문제에 관한 한, 한국을 보조적, 부차적 또는 제3자적 존재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 황강댐 방류사건으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이 대통령을 힐난했다.
그는 "결국 앞으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북한의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권을 구실로 핵의 유지를 인정하고 북한의 경수로 건설에 필요한 지원을 논의하는 데 있어 한국은 '돈과 기술만 대는' 과거 행태의 재연에 이끌려 다니는 꼴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며 "우리 외무부가 '대북 제재는 계속돼야 한다'는 한가한 논평이나 내고 당국자들은 '북의 의도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엉뚱한 소리를 해대고 있는 동안, 오바마의 '실용'은 서서히 가동되고 있고 MB의 '실용'은 거기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면 북의 김정일은 또 한 번 쾌재를 부를 것"이라 개탄했다.
그는 최근 북한 상황과 관련, "북한은 지금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 북한 관측통들의 일치된 견해다. 냉해(동해안 지역)에, 폭우(황해도 지역)에, 비료부족으로 인한 병충해(평안도 지역)마저 겹쳐 북한은 내년 초가 생사의 갈림길이라고 한다"며 북한체제 붕괴 임박설을 주장한 뒤, "김정일이 식량 위기, 경제난 등으로 인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으로 갈 수밖에 없는 절호의 기회를 한·미는 또 놓치고 있다. 98년에 그랬듯이"라며 거듭 오바마와 이 대통령을 싸잡아 비난했다.
김 고문 칼럼은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전날 "대한민국이 가진 돈, 자유, 정보의 힘으로 북한체제를 내부로부터 무너지게 만들어 총 한 방 안 쏘고 김정일 정권을 붕괴시키는 길만이 근원적인 핵문제 해결책"이라며 "북미-남북대화 시기가 애국시민들에겐 위기의 계절이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며 위기감을 드러낸 것과 맞물려, 북-미 직접대화 선언에 국내 극보수진영이 얼마나 큰 충격과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방증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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