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한나라, 연내 법안강행 실패
김형오 연내 처리 거부. 여야 '새해 회담 계속' 합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 날 오후 4시 45분께 국회 귀빈식당에서 전격 양자회담을 벌였다.
두 사람은 배석자 없는 1시간여의 단독회담 직후, 합동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해에도 대화를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에 합의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질서유지권 발동 실행과 직권상정을 거부하고 있는 데 대해 한나라당이 달리 선택할 길이 없는데 따른 조치였다.
박 대표는 "서로 정담을 좀 했다"며 "각자의 어려움과 앞으로의 희망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구체적인 하나하나의 결정을 한 것은 없지만, 파국은 막아야겠다는 심정으로 새해에도 계속 노력하기로 마음을 모았다"고 종전 연내 법안 처리 강행 입장을 사실상 철회했다.
정 대표 역시 "충분한 대화를 나누어서 의미있는 만남있었다"며 "물론 결과가 도출된 것도 없고 당장 성과를 못냈지만 야당의 입장을 충분히 말할 기회를 가졌다"고 회담 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두 사람은 이어 시간을 못박지는 않았지만 새해 양당 원내대표 회담 등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으로 연내 법안처리 강행을 주장해 온 한나라당은 결국 일말의 성과도 거두지 못한채 자존심만 구긴 셈이됐다.
김형오 국회의장 역시 이 날 질서유지권 발동 실행과 직권상정 방침이 없음을 한나라당에 직.간접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특히 한나라당이 이 날 오후 자신을 맹비난하며 보낸 '질서유지권 실행-직권상정 요구서'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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