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쇼크 + 자금이탈 공포'에 주가 급락
UBS-JP모건의 '한국 실물-주식 비관론'에 시장 또 휘청
이날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발표된 정부의 고강도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한 기대감과 일본 등 아시아증시의 반등 소식에 15.23포인트(1.29%) 상승 출발해 장중 1,20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외국인 매도 공세로 폭락세로 반전되며 오전 11시 현재 27.38(2.31%) 급락한 1,153.29를 기록중이다.
이날 주가 폭락은 지난주말 발표된 장기투자펀드 감세 등 증시 부양책이 언발에 오줌누기라는 실망감외에 '실물경제 악화' 우려와 '시중자금의 증시 이탈' 우려라는 두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발생했다.
최근 증시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외국계 증권사들의 전망 및 외신보도가 시장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 증권사 및 국내보도에 대한 국내 투자가들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반증.
이날 주가 폭락도 두 곳의 외국계증권사 보고서가 촉발시켰다.
UBS는 이날 2010년까지 글로벌 선박 주문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에 대해 목표주가를 기존의 절반이하로 대폭 낮춰, 한국 실물경제에 대한 비관론을 증폭시켰다.
UBS는 보고서를 통해 벌커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앞으로 2010년까지 글로벌 신규 선박 주문량이 감소하고, 이 기간 선박 가격도 8∼10% 정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현대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도로, 목표주가를 37만원에서 14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도 인수합병(M&A)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리는 한편, 목표주가도 5만2천원에서 1만7천원으로 2/3나 대폭 낮췄다.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는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는 기존 4만3천원에서 2만2천원으로 절반 가까이 낮췄다.
앞서 포스코에 대한 목표주가 대폭 하향에 이은 조선 3사 목표주가 대폭 하향은 금융쇼크에 이어 실물쇼크가 우리 경제를 강타할 것이란 '어닝 쇼크'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조선주 등 대형 실물주의 주가 급락을 이끌었다.
이날 증권주 등 금융주 급락은 미래에셋증권 전망이 어둡다는 JP모건증권 보고서가 촉발시켰다.
JP모건증권이 이날 미래에셋증권의 투자의견을 종전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7만1천원에서 6만5천원으로 종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주목할 대목은 JP모건이 미래에셋 등 한국 증권주를 비관적으로 본 이유였다.
JP모간은 보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의 사업 펀더멘탈이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긴 하지만, 최근 거시경제 어려움으로 미래 전망에 대해 신중함을 가지게 한다"며 "최근 증권사들의 CMA나 펀드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고 정부의 펀드 세제지원 조치가 시장 심리 악화를 돌려놓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원화 약세와 PF 대출 지급불능 가능성, 단기적인 유동성 고갈 등 거시경제 역풍을 맞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더 강화돼 예금으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에서 돈이 빠져나가 은행으로 갈 것이란 전망.
JP모건 석은 미래에셋증권에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라, 다른 증권사들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어서 미래에셋증권 주가가 하한가로 폭락하는 등 증권주 폭락을 촉발시켰다.
이날 발표된 외국계 두곳 보고서의 공통점은 한국의 대표적 실물기업과 금융기업의 향후 전망이 종전 주가목표치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향후 우리 경제가 겪게될 '핵겨울'이 얼마나 혹독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신호탄이어서, 가뜩이나 큰 손실을 본 주식투자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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