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운하 포기' 등 특단 초읽기
이상득과 조찬회동, '박근혜 총리' 건의도, 대폭물갈이 예고
이 대통령은 9일 오전 삼청동 안가에서 형인 이상득 의원을 비롯한 원로인사 몇명과 조찬회동을 갖고 작금의 심각한 민심이반에 대한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 등은 이 대통령에게 정부와 청와대의 전면적 인적 쇄신 및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한반도 대운하 등의 포기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건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상득 의원이 청와대에 들어간 것은 이 대통령 취임후 처음이다.
이상득 의원은 특히 개각과 관련, 한승수 국무총리의 경질과 박근혜 전대표의 총리 기용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의원은 공천갈등때도 이재오-이방호 등 매파와는 달리 일관되게 박 전대표를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비둘기파다.
이 의원은 또한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결단도 촉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10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대운하를 국민이 얼마나 싫어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이 싫어할 경우 대운하에 대해 결단을 내리겠다"며 최초로 포기 의사를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폭적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서도 "최근 문제 상황이 뭔지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내가 경영과 행정은 알았는데 정치는 몰랐다"며 "열심히 하고 정직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조찬회동후 정진식 추기경 등 가톨릭계 원로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인선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도덕적 기준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며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이어 이날 오후 이 대통령은 정두언 의원으로부터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박영준 청와대 국정기획비서관과 만나 1시반 동안 독대를 했고, 그후 박 비서관은 "대통령에게 누를 끼칠 수 없다"며 눈물을 흘리며 전격 사표를 제출했다. 박 비서관에 대한 이 대통령의 절대 신뢰를 감안할 때 '읍참마속'의 분위기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를 감지할 때 이 대통령은 작금의 위기를 1987년 6월 항쟁때와 유사한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제2의 6.29선언'과 같은 특단의 조치를 고심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류우익 대통령실장 등 청와대 수석들은 이미 일괄사의를 표명한 상태고, 한승수 총리 등 각료들도 이날 국무회의후 일괄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취임 100일만에 최악의 민심이반에 직면한 이 대통령이 내놓을 '특단'이 과연 어떤 내용일지에 각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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