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주말인 15일 국회에서 각각 긴급 대책회의 및 의원총회를 열어 `이명박 특검법'을 놓고 극한대치를 계속했다. 전날과 달라진 것은 신당은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본회의장 밖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점거하고 있던 본회의장 의장석을 물리력으로 되찾은 신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밤샘 농성을 벌인 데 이어, 15일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특검법 직권상정을 위해 17일까지 의원들이 2교대로 본회의장 검거 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

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선대위 및 비상대책위 연석회의에서 전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출입문을 쇠줄과 쇠파이프로 봉쇄한 사실을 지적하며 "어제 국회는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폭거를 서슴지 않았다"며 "앞으로 이 후보가 당선되면 대한민국 전체가 쇠사슬로 묶이는 것은 아닌 지 소름이 끼친다"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 60% 이상이 BBK 사건의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고 과반수가 특검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17일 특검법을 통과시켜 국민의 여망을 받들 것"이라며 "진실의 불꽃을 피울 수 있는 건 국회뿐이며, 의장도 17일 직권상정을 약속한 만큼 의회에 주어진 국민의 명령을 실행해야 한다"고 특검법 관철 의지를 밝혔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특검법 결사 저지 방침을 재확인하고 17일 직권상정 방침을 밝힌 임채정 국회의장에 대해 같은 날 사퇴권고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특히 전날 직권상정 방침을 밝힌 임채정 국회의장을 겨냥, "어제 임 의장의 행태는 신당 당원으로서의 행동"이라며 "국회법을 위반하고 사법권을 침해하는 입법안을 직권상정하려는 것은 의장으로서의 자격이 없고 권한을 포기한 행동"이라고 맹비난했다. 안 원내대표는 "월요일(17일)에 국회의장 사퇴권고안을 낼 것이며, 우리는 신당의 당원인 임 의장이 진행하는 모든 국회 사회를 일절 거부하기로 결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전날 사태와 관련, "탄핵정국을 통해 국회에 들어온 386의원들은 날치기할 때 펄펄 나는 것 같았는데 어제도 마치 한 편의 조폭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맹비난한 뒤, "우리가 대선에 승리해도 여소야대 상황이 되면 국정을 수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내년 총선도 압승을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의원 60여 명은 의총 직후 본회의장으로 가 입장하려 했으나, 신당 의원 보좌관들이 입구를 막고서서 진입에 실패했다. 현재 본회의장 내에는 신당 의원들이 출입문을 잠근 채 점거를 한 상태이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입구 로텐더 홀에서 본회의장 출입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