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김헌태 소장은 한나라당 경선 룰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하면 이미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 거의 근접한 상태라며, 이명박 후보가 현재의 하강국면을 반전시키지 못하면 박근혜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헌태 소장 "이명박, 지금은 조정국면 아닌 하락국면"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문화일보> 등 여러 언론사와 정기적으로 대선주자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비공식적 여론 분석작업도 하고 있어 여론 동향에 밝다.

김 소장은 29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명박-박근혜 지지율 격차 축소 움직임과 관련, “현재 대의원, 당원 등을 통해 경선을 시뮬레이션하면 이미 근접한 국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직까지는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앞서고 있으나 한나라당 경선 룰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거의 차이가 없는 박빙의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분석인 것.

김 소장은 “호남이 비한나라당의 지표이듯 한나라당의 지표인 영남에서 박 전 대표가 우위에 나서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현재 역전 직전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영남을 근간으로 하는 당심이 박근혜쪽으로 움직이고 있어, 박측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 소장은 현재의 상황을 이명박 후보의 절대 위기로 진단했다. 그는 최근의 이후보 지지율 하락을 하락이 아닌 일시적 조정이라고 주장하는 이명박 진영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그는 “이 전 시장의 조정 국면은 지금이 아니라 김유찬씨의 폭로 공방 때였다"며 "지금은 하락국면"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보다 앞서서 올라가기는 힘들겠지만, 비슷한 지지도나 공동 지지도로 간다고 하면 박 전 대표가 이긴다고 봐야 한다”며, 이명박 진영에서 극적 반전 카드가 나올 때만 국면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범여권후보 뜨면 盧-DJ 영향력 급감”

김 소장은 범여권의 최근 어지러운 흐름에 대해선 “최근 4개의 다자간 그룹이 △손학규-정동영-추미애 등 서부연합 대 친노 시민사회 또는 △손학규-정동영과 다른 진보그룹 대 친노그룹 등 2개 그룹의 경쟁으로 상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범여권 대선주자의 출현 여부로 봤다. 그는 노무현대통령과 김대중 전대통령간 물밑 범여권 헤게모니 쟁탈전에 대해서도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정치력을 남기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후보”라며 “특정후보가 전체 판도를 넘어서는 후보로 만들어지면 그쪽으로 쏠리지, 이들이 직접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민주노동당에 대해 “민노당의 대선주자인 노회찬 의원을 보면 지지도가 2% 선으로 정동영, 한명숙 다음으로 높다”며 “지난 선거 때도 민노당 지지율이 전혀 안나오다가 권영길 후보가 토론에 나오면서 그렇게 지지율이 급등했다는 점에서 민노당이 이번 선거에서 과거보다 약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말 대선과 관련해선 “항상 그렇듯이 지지도는 언제든지 뒤엎어진다"며 "결국 12월 대선 결과는 한나라당 대 비한나라당이 50 대 50으로 회귀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김 소장과의 인터뷰 전문.

“이명박, 하강국면 막지 못하면 경선 박근혜로 흐를 것”

뷰스앤뉴스 한나라당의 경우 이명박 후보는 그동안의 하락세가 멈췄다고 주장하고 있고, 박근혜 후보는 7월 중순 역전을 자신하고 있는데.

김헌태 소장 지금 전반적 흐름이 재미있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대의원, 당원 등을 통해 경선을 시뮬레이션하면 이미 근접한 국면일 것이다. 한나라당 지지층내 지지율 격차가 더 좁혀지기 때문이다.

지금 흐름에서 이 전 시장이 더 이상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고, 한번 더 하락국면을 못막아내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박 전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보다 앞서서 올라가기는 힘들겠지만, 비슷한 지지도나 공동 지지도로 간다고 하면 박 전 대표가 이긴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기는 국면이라고 봐야 한다.

호남이 비한나라당의 지표이듯 한나라당의 지표인 영남에서 박 전 대표가 우위에 나서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현재 역전 직전에 있다고 봐야 한다.

이 전 시장 캠프측이 현재가 하락국면이 아닌 조정국면이라고 주장하지만, 조정국면은 지금이 아니라 김유찬씨의 폭로 공방 때였다. 지금은 하락국면이다.

뷰스 이 전 시장측은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대응하지 않겠다는 식인데... 그러나 일각에선 이 전 시장 측이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흐름도 보인다.

김헌태 지금 상황 자체가 결국은 크게 보면 박 전 대표는 상승 국면이고, 이 전 시장은 하락 국면이어서 이 전 시장이 과연 막아낼 수 있느냐다. 사실 대선 이슈는 잘 나가다가도 언제든지 엎어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어떤 것이나 상황이 나타나느냐에 따라 뒤집히기도 한다. 현재 이 전 시장측이 하강국면을 막지 못하면 경선은 박 전 대표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범여권, 후보중심으로 재편될 것”

뷰스 범여권을 살펴보자. 최근 열린우리당 추가탈당, 통합민주당 합당, 김근태의 불출마선언과 범여권 후보군의 회동 등 분주한데.

김헌태 각각의 정치적 결단이 있겠지만 크게 호남중심의 통합민주당, 열린우리당, 손학규와 탈당파 중도신당, 시민사회 등 4개 흐름이 있다고 본다. 다자구도로 갈 수 있다. 이해찬 중심과 손학규-정동영 중심이 있고, 시민사회 중심도 있다. 현재 세력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후보중심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어느 대선주자 중심으로 모이느냐가 문제다.

손학규-정동영-김근태, 이해찬-한명숙-김혁규 등 친노 주자, 시민사회, 민주당의 추미애 전 의원 정도로 나뉜다.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비노 형태로 간다는 이야기는 그 사람들이 나와서 소위 호남당이나 손학규-정동영에 끼어든다는 것이지, 자체로서는 동력이 없다. 후보 중심의 정치세력으로 재편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4개로 쪼개지지만 궁극적으로 다자구도로 가는 구도가 될 것이다.

후보중심의 회귀로 원심력이 작동하는 국면도 있다. 손학규-정동영-추미애 등 서부연합, 친노 시민사회의 원심력은 또 하나의 흐름이 될 수 있다. 손학규-정동영과 다른 진보그룹, 친노그룹 등의 그룹 등 2개 그룹으로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해찬 전 총리와 열린우리당이 해체될 때 김원기-유인태-정세균 등 중도 지도부 중심으로 해서 이해찬-손학규 등 중심으로 호남당만 고립되는 구도도 생각할 수 있다, 호남당만 고립되는 경우 시간이 지나고 대선후보가 등장하면 의원들이 힘이 세지만 대선주자의 힘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특히 향후 대선주자 지지도가 올라갈 텐데 자신들만 뭉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 작동하느냐가 문제다. 다자구도도 가능성이 있지만, 양분구도가 더 가능성이 있다. 또 열린우리당만 고립되는 경우 중간 압력을 못이겨 깨질 수도 있다.

“후보 뜨면 盧-DJ 영향력 발휘 힘들어져”

뷰스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그동안 물밑 갈등 양상을 보여왔다. 향후 갈등 양상은 어떻게 될까.

김헌태 두 사람 다 자신의 종족번식의 본능 때문에 자신의 정치력을 어느 정도 남겨놓으려고 할 것이다. 호남 대중은 이제 지역정당이 아닌, 호남을 포괄하는 정당을 원하고 있다. 여기서 노 대통령은 노선 중심으로 가려고 할 것이다. 이들이 일치하는 지점은 후보 단일화일 것이다. 결국 방법론상, 과정상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결과로는 역시 중요한 것은 후보다. 특정후보가 전체 판도를 넘어서는 후보를 만들면 그쪽으로 쏠리지, 이들이 직접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제대로 후보가 떠오르지 않은 것이 이들의 갈등이 두드러져 보이는 이유다.

뷰스 이들의 영향력은 아직은 막강하다. 노 대통령도 수시로 자신의 정치철학을 제시하고, 김 전 대통령도 범여권의 결집을 촉구하고 있는데.

김헌태 후보 지지도가 모든 것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호남을 포괄하는 중도신당과 노무현의 개혁신당이 분화할 가능성을 무시하기 힘들다. 기본적인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정치세력과 남는 정치세력을 나누면 범여권이 양분될 가능성이 있다. 후보 지지도가 높아지면 남은 의원들은 빨려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범여권의 현재 국민지지도상 지금 정당이 만들어져도 지지율은 다 모아도 최대한 20%에 불과하다. 노무현을 배제한다고 해도, 노무현이 나선다고 해도 더 올라가지 않는다. 지금 민주당이 민노당보다 지지도가 낮다. 그래서 지금 움직임은 의미가 없다. 의원들에 의해 양적으로 세력을 늘리는 것은 변수가 되지못한다. 결국은 만들어지는 후보들에 의한 정계개편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또 상징적으로 갈 수는 있지만 어차피 새로운 후보에 의해 만들어지는 흐름이다. 두 사람 중심의 계파정치의 향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두 사람이 상징하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나, 또 두 사람의 비토권이 현실적인 정치공학으로 작동을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 사람이 후보 중심의 정당구도가 만들어지면 후보에 모든 것이 쏠리면서 역할이 줄어들 것이다.

“민노당, TV 토론후 지지도 급등할 가능성”

뷰스 민주노동당의 후보들이 한나라당과 범여권의 분화 움직임으로 잘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과거 대선과 비교할 때 민노당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인가.

김헌태 민노당의 대선주자인 노회찬 의원을 보면 정동영, 한명숙 다음으로 높다. 국민들이 무시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민노당이 지금처럼 된 상황에서 2%를 노회찬 후보가 얻는다는 것은 후보 구도가 잡힐 경우 진보적 여론 흐름이 형성될 수 있음을 뜻한다. 후보 지형도 중요하지만 여론에서는 반대로 진보적 정당, 즉 민노당에 대해 지지도가 넓혀지고 있는 국면이다.

또다른 진보신당이 안만들어지면 나중에 대선후보 TV토론 과정에 민노당의 지분이 지난 선거보다 오히려 더 커질 것이다. 지난 선거 때도 민노당 지지율이 전혀 안나오다가 권영길 후보가 토론에 나오면서 그렇게 지지율이 급등했다. 권영길 후보 역시 후보간 TV토론 이전부터 조명을 받았던 게 아니다. 정당 구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통합 신당이 나오면 민노당은 더 커진다. 다자구도에서 개혁진보신당이 생기면 좁아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민노당이 더 약진할 것이다.

“12월 대선, 한나라 대 비한나라 50 대 50 갈 것”

뷰스 연말 대선구도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나.

김헌태 두 가지 차원에서 본다.

동서 대결구도가 유권자 투표의 결과론적 분석으로는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정치세력과 주체들의 흐름에서 호남과 충청지역을 묶고, 호남 중심 정당으로 조합되는 경우를 보자. 어떤 의미에서 이명박 시장의 지지율이 호남에서 더 높지 않은가. 호남지역의 여론조사 데이터를 보면 호남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정동영 전 의장보다 높다. 이는 서부연합 방식 자체가 이미 과거와 달라졌다는 의미며, 호남의 지역성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부상 때 이미 깨졌다는 것이다. 수준 낮은 의원들 때문에 그렇고, 이들을 의식해서 그렇지, 호남적인 지역성은 이미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형태가 아닐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호남성이 정치에서 지역감정으로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진보여론의 텃밭으로 호남은 존재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충청 지역이 한나라당을 이탈한 부분을 봐야 한다.

일단 영남에서 얼마나 깨지고 어느 정도 이탈표가 나올 지가 관심이다.

결과적으로 동서간의 표갈림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또 서부연합의 정체성은 여전히 갖고 있을 것이다.

뷰스 이번 선거가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 진보중도 진영대 보수진영이 대결이 과거와 같은 50 대 50의 대결로 갈 것인가, 아니면 현재 여론조사처럼 한나라당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김헌태 항상 그렇듯이 지지도는 언제든지 뒤엎어진다. 지금의 형태로 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자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을 유심히 본다. 현재 정치는 한나라당-비한나라당의 구도를 벗어날 수 있는지를 봐야한다. 한나라당 후보가 양당구도로 가니 결과적인 표는 결국은 보수와 비한나라로 모아지겠지만, 실제로 나타나는 정당구도는 복잡할 수 있다. 결국 12월 대선 결과는 한나라당 대 비한나라당이 50 대 50으로 회귀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