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는 9일 남양유업의 대국민사과 발표와 관련, "진정성 없는 위기 모면 식의 사과만 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며 근본적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대리점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참여연대, 민변,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창섭 대리점협의회 대표는 "남양유업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직원 한 명의 일탈로 축소돼 있지만, 전국적으로 불공정거래에 대한 일상적인 압박과 잘못이 있었다"며 "사과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사죄를 하는게 첫번째 순서인데 이것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대리점주에게 진정성있는 사과를 원한다"며 "소비자에 대한 깊은 사과에 함께 피해대리점에게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근본적 피해 보상 대책으로 △불법적 행위에 대한 사죄 △전산조작을 통한 밀어내기, 유통기한 임박 상품 보내기, 각종 떡값요구 없애기 △억압적 언어와 행위 사죄 △대리점주에게 실질적 사과 △피해보상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 등을 요구했다.

협의회와 시민단체들은 검찰과 공정위를 향해서도 "검찰과 공정위는 ‘폭언’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검찰과 공정위는 철저한 수사와 조사를 통해, 기 자행된 남양유업 본사 측의 온갖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벌에 처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에도 "가맹사업법을 즉각 통과시키고, 법에 적용을 받지 못하는 대리점과 특약점에 대해서도 대기업 본사들의 불공정 행위와 횡포를 근절할 수 있는 법안을 즉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의회와 만변은 향후 남양유업 본사 측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에 대한 집단소송을 추진을 검토키로 했다. 또 참여연대와 민변은 가맹사업법과 유사한 일명 '남양유업방지법'(비가맹점형태판매조직보호법)의 입법 청원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열기 직전 김웅 남양유업 대표와 임원진이 욕설 피해의 당사자인 대리점주를 찾아 사과를 시도했지만, 대리점주는 "협의회에 공식적으로 사과하라"며 거부했다. 김 대표는 수차례 "죄송하다"며 사과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다시 사과를 시도하겠다"고 말한 뒤 건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