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이틀째 구럼비 4차례 발파 강행
8천800t 구조물 해상투하, 제주해군기지 대못박기
해군기지 시공사는 이날 낮 12시26분을 시작으로 10분 간격으로 강정항 동쪽 100m 지점 바위 위쪽 육상 케이슨 제작 예정지 4곳에서 화약을 연속으로 터트렸다. 이 발파는 7일 6차례 발파를 한 데 이은 7∼10차 발파다.
육상케이슨작업장 제작에 앞서 구럼비 바위를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진행된 이날 발파는 반경 10∼20m 범위에서 이뤄졌다.
해군은 또 이날 새벽 5시께 케이슨을 실은 해상 도크(야외 작업장)를 기지 앞 해상으로 옮겨 케이슨 안에 물을 채워 무게를 늘린 뒤 오후 3시께 투하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케이슨 1호'로 명명된 이 케이슨은 무게가 8천800t이나 돼 한번 해상에 투하되면 다시 꺼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주해군기지를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일종의 대못박기인 셈.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강정마을회와 문정현, 문규현 신부를 비롯한 반대단체 회원 50여명은 새벽 6시부터 정인양 해군 제주기지사업단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사업단 정문 앞에서 농성을 하다가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 출신 평화ㆍ환경활동가 앤지 젤터(Angie Zelter)씨가 사업단 안에 들어갔다가 경찰에 연행됐고 임모씨가 사업단 정문 일부를 파손한 혐의(기물파손)로 경찰에 붙잡히는 등 충돌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 시민단체 활동가와 주민 등 3명이 경찰에 연행됐으며, 이에 반발한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20m 높이의 정문 위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문정현 신부는 경찰과의 실랑이 과정에서 한때 윗옷이 벗겨진 채로 경찰에 둘러싸여 고립돼 집회 참석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오전 11시께는 인권침해 감시단 소속 변호사들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경찰의 연행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트위터에는 이틀째 긴박한 현지 상황을 전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한 시민은 "강정은 전쟁이에요. 전경들이 기자를 바닥에 놓고 마구 때려요. 이강서 신부님을 끌어내고 있고 활동가들이 막고 있어요. 몸싸움이 너무 심해요. 구럼비를 살려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다른 시민도 "인터넷 생중계로 강정마을 실황을 전하던 TWTBS취재진이 서귀포경찰서로 연행되었습니다.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기자들까지도 연행하는 우리 공권력의 실상, 부디 무한 RT로 널리 알려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강정마을은 이틀째 아비규환의 전쟁터로 화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