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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할아버지 대신해 손자가 사죄드린다"

[전문] 윤수병 손자 "친일파 청산 못한 것 분개하던 나였는데..."

많은 친일파 후손들이 자신의 선조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것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자신의 할아버지가 친일파였음을 뒤늦게 알고 할아버지를 대신해 역사와 민족 앞에 사죄하는 글을 올려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일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7일 홈페이지에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오른 윤수병(尹壽炳 1876~1953)의 친손자인 윤석윤 님(경기 군포 거주)이 9월 7일 회원으로 가입하고 더불어 할아버지의 친일행위를 사죄하는 글을 연구소 누리집에 올렸다. 10월 6일 윤석윤 회원을 직접 만나 전문 게재를 허락받았다"며 "윤 회원의 용기 있는 결정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윤석윤씨의 글 전문을 올렸다.

그는 지난달 자신의 할아버지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음을 밝힌 뒤, 당시 받은 충격을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해방 후에 반민특위를 통해서 친일파들을 청산하지 않은 것이 역사의 치명적 약점이었다고 생각하는 나! 많은 친일인사들이 해방된 새로운 정부의 공직에 일하면서 과거 친일행위에 대한 사죄와 반성도 하지 않고 그것은 과거의 이야기이고 자꾸 그런 것을 들춰내어 왜 갈등을 조장하느냐고 뻔뻔스럽게 말하는 그들을 보면서, 그것이 지금의 남남갈등의 뿌리라고 생각하는 나, 친일파와 그의 자손들은 치부한 재산으로 호의호식하고, 공부하고, 성공하고 해방 후 사업가, 정치가, 공직자로서 활동하였는데, 독립운동을 하셨던 당사자들이나 후손들은 춥고 배고프고, 공부도 못하고 어렵게 살고 있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이런 개같은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분개했던 나였는데 오늘 내가 친일파의 후손인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국민과 역사 앞에 그리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혹은 고생하신 많은 분들과 그들의 자녀분들에게 친일파셨던 할아버지를 대신해 한 친일파의 손자가 가슴깊이 사죄드린다!"는 사과로 글을 끝맺었다.

다음은 글 전문.

저는 친일파의 손자입니다. 역사와 민족 앞에 사죄드립니다.

나는 할아버지를 생전에 뵙지 못했다.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직후 1953년에 타계하셨고 그 후 몇 년이 지난 다음에 내가 태어났기 때문에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부모님을 통해 들었던 할아버지에 대한 단편적인 이야기는 어려서부터 영특하셨던 할아버지가 상투를 자르고 제물포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날 때 따라 가셨던 증조 할아버지가 펑펑 우셨다는 전설과 같은 이야기와 일본의 게이오 의숙에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대한제국의 농상공부의 관리로 출발하여 나중에 군수까지 하셨다는 정도가 전부였다. 난 할아버지가 늘 궁금했다.

그러다 작년에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인명사전>을 만들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혹시 우리 할아버지도 일제 초기에 군수를 하셨다면 친일파 명부에 있지 않을까 하여 도서관에 달려가 찾아보았다. 내가 궁금해 하고 찾던 할아버지가 바로 거기에 계셨다. 2011년 9월 3일은 나의 뿌리인 할아버지를 찾은 날이다. 아버지도 작은 아버지도 알지 못하시던 할아버지의 50여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그 안에 들어 있었다. 할아버지의 이력이 기록되어 있는 내용을 복사해서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에서 구한말 일본유학생들에 대한 자료를 조사했다. 할아버지는 구한말 대한제국에서 개혁과 개방정책을 담당할 인재를 키우고자 1895년 제1회 관비유학생 파견사업으로 선발된 양반자제 200명에 속하여 일본 동경의 게이오 의숙에서 예과, 본과를 마치고 귀국하여 1900년에 농상공부에서 공직을 시작하셨고 1910년 한일합병 이후에 충청도와 전라도에서 군수로 봉직하시다가 1924년 휴직하셨다가 1926년 50세의 나이로 퇴직을 하셨다.

할아버지의 첫부인이신 안동 김씨 할머니는 45세 나이로 1918년 타계하시고, 아버지를 낳으신 할머니는 인동 장씨로 1919년, 17세의 나이에 43세 당시 군수였던 할아버지와 결혼하셨다. 할아버지가 은퇴하실 때 아버지의 나이가 6살, 작은 아버지의 나이가 3살이었으니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는 게 이해가 된다. 퇴직 후 할아버지는 집을 떠나서 유랑하셨으며 집안에 대하여 무심하게 사셨다고 한다. 집안 살림과 자녀 교육은 오롯이 젊은 할머니의 몫으로 남겨져 당시 여학교를 졸업하고 산파 자격증을 가지고 계셨던 할머니께서 병원에서 산파를 하시면서 생활을 하셨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신 것은 1940년 즈음으로 65세 정도쯤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다가 1953년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셨다. 할아버지는 왜 그렇게 말년을 사셨을까?

해방 후에 반민특위를 통해서 친일파들을 청산하지 않은 것이 역사의 치명적 약점이었다고 생각하는 나! 많은 친일인사들이 해방된 새로운 정부의 공직에 일하면서 과거 친일행위에 대한 사죄와 반성도 하지 않고 그것은 과거의 이야기이고 자꾸 그런 것을 들춰내어 왜 갈등을 조장하느냐고 뻔뻔스럽게 말하는 그들을 보면서, 그것이 지금의 남남갈등의 뿌리라고 생각하는 나, 친일파와 그의 자손들은 치부한 재산으로 호의호식하고, 공부하고, 성공하고 해방 후 사업가, 정치가, 공직자로서 활동하였는데, 독립운동을 하셨던 당사자들이나 후손들은 춥고 배고프고, 공부도 못하고 어렵게 살고 있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이런 개같은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분개했던 나였는데 오늘 내가 친일파의 후손인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난 오늘 나의 뿌리를 찾았다. 할아버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일본으로 가는 배를 타셨는지 일본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마음 속에 민족과 국가의 운명과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알 길이 없다. 을사국치일과 한일합병의 과정 속에서 관직에 계셨던 할아버지는 당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고 계셨을까? 많은 친일파가 그러하듯이 많은 재산을 모으시고 자녀 교육도 잘 시켜서 식민지치하에서 자식들이 성공하도록 만드시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할아버지에 대하여 궁금한 것이 너무도 많았다.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자신에 대한 일기나 어떤 비망록도 남기시지 않으셔서 그분의 의중은 알지 못한다. 단지 앨범 속에 남아있는 빛바랜 몇 장의 사진만이 유일한 유산이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을 통해서나마 할아버지의 외적인 삶의 궤적을 찾게 되니 할아버지가 친일관료였다는 안타까운 사실보다 잃어버린 할아버지를 찾은 기쁨이 더 크다. 오늘 난 민족문제연구소의 회원이 되었다. 이 발걸음은 작지만 이 나라, 이 민족의 역사바로세우기를 하는데 벽돌 한 장을 올리는 심정으로 나의 집안의 역사와 진실을 사죄하는 마음으로 세상에 고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시느라 수고하신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국민과 역사 앞에 그리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혹은 고생하신 많은 분들과 그들의 자녀분들에게 친일파셨던 할아버지를 대신해 한 친일파의 손자가 가슴깊이 사죄드린다!
김혜영 기자

댓글이 24 개 있습니다.

  • 0 0
    역사와 삶

    역사는 추억처럼 슬프기고, 기쁘기도, 회한이 남기도 하는 것이다. 대개 인간은 지난 인생을 후회하고 반성한다. 그래서 현재 버티고 삶을 유지하는 것이다. 반성없는 개인이던 국가의 역사는 무엇일까? 무엇일까라고 물을 만큼의 의미도 없고, 현재와 미래도 존재하지 않는다. mea culpa! 이때부터 진정한 역사나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 1 2
    좌빨식민지↑남조선~

    박지원(민주당)~난 종북 빨갱이다 어쩔래~<우리도~국회.법원.死法部~
    .
    해방이후'부터 애국할 나라 아니라서 애국가 안부른다
    애국가 부르는세력과 구분하려고 '님을 위한 행진곡'부른다
    국민의례대신 민중의례..좌빨열사에묵념
    .
    김정일왈"민중의례나 국민의례나 애국하는마음은 똑같다~3대를이어 충성하라

    신(?)의자식들-OST
    http://goo.gl/reddR

  • 0 0
    해방후 친일공산당(남로당

    李承晩박사 초대연설-1945년 12월19
    .
    공산당, 당신들은 매국노(賣國奴)요 파괴세력"
    http://goo.gl/3zxf5
    .
    1945.8.15~8.20 조선인민공화국(공산당내각
    소련공산당 박헌영.친일앞잡이여운영~남로당30만명.빨치산3만명
    ???
    1945.9.9 퇴각하는 일본정부군 모든행정을 인수받아'공산국가'
    10.17귀국~이승만.미군정의 반대로실패

  • 4 0
    백성

    참으로배울점이많은분입니다싶지만은안했을터인데그정직함에다른분들께도시사하는바클것입니다한젊은이의고뇌로끝나기보담대한민국의민주주의의희망이보입니다그용기에감동을받았읍니다앞으로도초심으로살아가길바람이다백성의한사람으로써지켜보고있셌습니다

  • 21 1
    미래예측

    나경원은 외할아버지 욕하면 빨갱이 이것밖에 없겠지.

  • 26 1
    뻔뻔한 자위년

    외하래비가 악랄한 왜놈 순사(친일 사학 족벌 재단 홍신학원의 자금책)인 국상자위년은
    윤석윤씨의 사죄에 양심이 가책은 거냥 난 "외할아버지 없다"고 외칠거야

  • 29 2
    파이팅

    고맙습니다. 할아버지의 잘못이지 님의 잘못은 아니니까요. 우리 모두 친일청산, 친미청산하고 올곧은 민족으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 9 4
    골수친미또라이

    골수친미 <<<<-- 이런 미개한 정신세계를 가진자들이~~ 껄떡대는게~한국의 실정

  • 15 4
    /골수친미

    이승만이가 친일파가 아니라, 이승만이가 고용한 졸개들이 친일파라는 말입니다. 승만이가 책임을 져야죠. 이건 역사적, 객관적 진실입니다.

  • 3 33
    골수친미

    이승만이가 친일파냐? ㅋㅋㅋ
    웃끼시는 손자세끼군....그헤레비에 그손자쎄끼네....
    ....
    아직도 반성이 안됐어...!

  • 14 2
    이승만독제

    이승만 독제자 손자의 뜻은 기특하지만 한번지은 죄는 지울수없는것이다
    이승만 독제자의 죄는 이나라끝까지 가지고간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죄를 무서워 하는것이다
    지금 친일파들 무서운죄를 지고 있는것이다 역사는 심판한다
    뒤로 후회해도 때는늦는것이다

  • 37 2
    미래

    나라 팔아먹으면 불린 재산 찾겠다고 하는 인간에
    그런 인간 손들어 주는 판사도 있는데.....
    당신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 23 2
    츠키야마 아키히로

    과거 청산없는 미래는 없다.
    해방 60여년이 훨씬 넘었어도 여전히 이 땅에 군림하며 매국행태를 일삼는 친일부역자와 그 후손들을 괴멸시켜 민족정기를 바로 세워야만 한다.
    민중들은 자신들의 무지와 굴종의 역사를 새롭게 인식하여 역사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
    황국의 신민 츠키야마 아키히로가 당선된 현실이 바로 우리 사회의 서글픈 자화상인 것이다.

  • 26 2
    구제불능 고려대

    박근혜는 지 아버지 다카기 마사오(高木正雄) 친일행적에 대해 사과 안하냐?

  • 20 1
    청담동며느리

    오늘 아침 갑자기 가슴이 먹먹하다. 이런 일은 역사다. 우리나라는 연좌제를 적용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예전에 이항녕 박사. 임종국 선생 등이 직접 자신의 친일을 반성하기도 했다. 임종국 선생의 아느님은 선생의 뜻을 이어 생활하시고, 이항녕 박사의 아드님은 김~ 장 대표로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 70 2
    죄를 사하노라~!

    윤수병(尹壽炳 1876~1953)의 친손자인 윤석윤 님은 제대로 세상을 볼 줄 알고, 이 나라에서 살 자격이 있어서, 이에, 국민 자격증을 부여하노라~! 그리고, 여기서 그치지 말고, 지금 전역에 숨어서 발악대는 친일 찌라씨들을 죽을때까지, 맹공을 퍼부어야 하느니라~!

  • 3 41
    요덕

    김일성 손자가 사과해도 그 일가족은 전부 몰살해야 한다

  • 62 3
    분노의 슬픈 역사

    나라팔아 먹은 매국노 넘들보다 더 나쁜넘은 그런 조상을 미화하고 은폐하여 역사를 왜곡하며 대대로 권력에 기생하여 민족의 피를 빨아먹는 후손 넘들이다.

  • 27 1
    ㅇㅇ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더 높은 곳을 향하여가는 것이야말로 더 크고 위대한 공동체-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 32 2
    하루종일

    박근혜 도 사과하는 날이올려나...

  • 75 2
    알아야 할 현실

    후손의 이러한 반성이 진정 욕된 할아버지의 일생을 그나마 덜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글을 보고 잔잔한 감동을 받습니다.

    떨고 있나
    나경원?

  • 2 17
    111

    요즘은 친미파 에 대해 하고 잇는데 .... 진보라는 친미파 에대해 하고 있재
    미FTA 로 곧 사냥에 성공해요
    명박이 죽일놈이 미FTA 찬성

  • 59 3
    에이 더러운여자

    박근혜 너는 말이 없냐
    윤수병씨 처럼
    저는 친일파의 손자입니다. 역사와 민족 앞에 사죄드립니다,
    나도 독재자 색정희 딸입니다
    결국에는
    재규 오빠한데 총에 맞아 뒈졌지만 ㅡㅡㅡ
    한국 정치판에서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떠납니다
    솔직성이 없냐
    박근혜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여자다
    박근혜는 한국 정치판에서 떠나라

  • 56 2
    ㅏㅏ

    때론 이런분도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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