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한주호 미스테리'에 정가-군 발칵
야당 "군 발표 모든 것 허물어져" vs 국방부 "KBS보도는 오보"
이에 대해 국방부는 "사실무근"이라고 강력부인했으나 야당은 새로운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어, KBS의 후속보도가 주목된다.
KBS "한주호 준위, 다른 곳에서 순직. 대형구조물 발견돼"
KBS <뉴스9>는 7일 밤 단독보도를 통해 "고 한주호 준위는 함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의식을 잃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함수로부터 북서쪽 해상, 용트림 바위 바로 앞으로 빨간색 부표가 설치된 곳"이라고 전했다.
KBS는 이어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의 함수로부터 1.8km, 함미로부터 6km 떨어진 곳, 함수도 함미도 아닌 제 3의 부표에서 고 한주호 준위가 숨졌다는 것"이라며, 고 한 준위와 함께 수색을 했던 UDT 동지회 요원의 "(사망지점은) 부표 있었던 지점이였거든요.(부표가 용트림바위 바로 앞에 있는 부표?) 그렇죠"라는 인터뷰를 전했다.
KBS는 "실제로 UDT 동지회는 고 한 준위 추모제를 이곳에서 지내기도 했다"며 UDT 동지회의 "(한 준위가) 부표를 설치한 곳에서 추도사를 읽겠습니다"라는 추모제 육성을 전하기도 했다.
KBS는 "고 한주호 준위가 사망한 지점이 군의 발표와 달리 용트림 바위 앞바다라면 과연 한 준위의 정확한 임무는 무엇이었는지 군의 설명이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KBS는 이어 다른 꼭지의 기사를 통해 "그렇다면 한 준위가 작업을 했다는 제3의 부표가 설치된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라고 물은 뒤, "베일에 쌓인 현장에서 군이 특이한 작업을 벌이고 있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는 "백령도 용트림 앞바다, 이곳에도 부표가 설치돼 있다. 천안함 함미와 함수가 침몰된 지점에 설치된 부표와 똑같은 것이다. 도대체 왜 이곳에 부표가 떠 있을까"라고 물은 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의 "그런 조각들. 배에서 나온 조각인지 외부 충격에서 나온 파편일 수 있고"라는 말을 전했다.
KBS는 이어 "하지만, UDT 동지회 회원들의 증언은 다르다"며 "고 한 준위 사고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UDT 동지회 회원들이 이곳에서 수중수색 작업을 할때 단순한 파편이 아닌 대형 구조물을 봤다는 것이다. 구조물에는 문까지 달려 있었고 그 안은 소방용 호스 등으로 가득 차 있는 공간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UDT 동지회 회원은 인터뷰에서 "해치문을 열었고, 한 사람은 로프롤 잡고 있고, 나는 해치 안에 들어가서... 5미터 들어가서..."라고 말했다.
KBS는 "이곳은 어제 해군이 길이 2미터의 파편 2개를 건져 올린 곳이기도 하다. 이 파편을 실은 해군 헬기는 백령도나 인근 바다에 떠 있는 독도함이 아닌 남쪽 어딘가로 사라졌다"며 "한때 해군 정보탐사선 다도해함이 장시간 머물기도 했던 곳으로 이 지점이 어떤 곳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야당 "군이 발표한 모든 것이 허물어지는 상황"
민주당은 즉각 KBS 보도를 기초로 군에 대해 새로운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어제 저녁 KBS 9시 뉴스를 통해 충격적이고 새로운 문제가 제기됐다. 저도 어제 뉴스를 보고 대단히 당황했다"며 "지금까지 고 한주호 준위가 ‘천암함의 함수부분을 수색하다 사망했다’고 했지만, 함수나 함미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사망했다는 보도를 했다"며 보도내용을 상세히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어제 KBS는 고 한주호 준위의 사망위치가 함수·함미가 아닌 백령도 용트림 바위 앞 부표가 설치된 지점이라며, 한 준위와 함께 수색작업을 나섰던 UDT 동료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군이 발표한 모든 것이 허물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 용트림 바위 앞에서 수색작업을 했던 UDT 동료의 대형구조물 발견 주장을 거론하며 "KBS는 군용 헬기로 부표가 있는 곳에서 2m가량의 물체를 건져 올렸고, 이 물체가 백령도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송한 것으로 보도했다"며 "이 보도에 대해 해군은 '아니다'라고 하고 있는데 정확한 실체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군이 자꾸 ‘무언가를 가리고 숨기고 상황을 짜 맞추고 있구나’라고 모든 국민이 의심하고 있다"며 "어제 KBS 뉴스가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 부분 관련해서 정확한 해명과 실체 규명이 있어야 이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다"며 거듭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국방부 "전혀 사실무근"...
윤원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한주호 준위가 함수에서 수색작업을 하다가 순직했다는) 사실은 현장 감독자인 소령 등 5명이 사흘간 현장에서 같이 작업하면서 확인한 내용”이라며 “(KBS 보도는) 전혀 사실 무근임을 밝혀둔다”라고 말했다.
윤 부대변인은 이어 “앞으로 추측성이나 확인 안 된 보도가 다시는 없기를, 해군은 간곡히 희망하고 있다. 언론에서 유념해 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신학용 민주당 의원은 "KBS 보도를 보면 '제3의 장소에서 UDT가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며 천안함 세 동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태영 국방장관은 "확인을 해봤는데 오보라고 판단한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8일 "천안함이 침몰 과정에서 수 ㎞를 떠내려왔기 때문에 (잔해 등이) 중간 중간 떨어져 나갔을 수 있다"며 "크게 함미와 함수 외에 작은 조각들이 있을 텐데 아마 위치를 다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전의 국방부 브리핑과는 다른 뉘앙스의 브리핑을 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함미와 함수 부분 인양이 우선이기 때문에 (잔해 인양을) 크게 서두르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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