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27일 북중미에서의 돼지 인플루엔자(Swine Flu) 발병과 관련, "우리는 (환자) 조기 발견이 가능하고 시설도 확보돼 (사망자가 발생한) 멕시코 같은 사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계동 보건복지가족부 청사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선 우리나라에서 유행(pandemic)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본부장은 "현재 인플루엔자 감시 시스템을 작동 중이고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H1형과 유사한데 현재 국내에 유행하는 계절 인플루엔자는 다행히 H3형이어서 헷갈릴 염려가 없다"면서 "20개 병원의 폐렴환자도 관찰 중인데 아직 의심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전병률 본부 전염병센터장도 "돼지 인플루엔자가 국내에 유입될 수는 있으나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센터장은 "미국과 달리 멕시코에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대유행 조짐을 보인 것은 보건당국이 초기 대응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며 "멕시코 사망자들은 돼지 인플루엔자가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 제대로 치료를 하지 못해 합병증에 의해 사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언급은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입 가능성 자체는 배제할 수 없지만, 만일 일부 유입 사례가 있더라도 심각한 질병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본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멕시코를 다녀온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고 멕시코 직항편이 없어 몇 명인지 확인하는 게 쉽지 않지만 보균자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돼지 인플루엔자의 잠복기를 3~7일 정도로 본다면 1주일 정도만 무사히 넘기면 유행 위험을 넘겼다고 본다"면서 "이번 주가 1차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본부장은 돼지 인플루엔자가 법정 전염병이 아니어서 환자 격리 등이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4군 전염병인 급성호흡기증후군 급으로 일단 간주해서 환자에 대한 검역, 격리 조치 등을 적용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일단 장관 고시를 개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와 `리렌자'를 사용해 돼지 인플루엔자를 충분히 치료할 수 있으며 현재 치료제 250만 명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500만 명분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