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진상조사단은 3일 중간 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참사 당일 현장이 경찰특공대를 조기 투입해야 하는 준 테러 상황도 아니었고 진압 과정에서 과잉행위가 없었다는 주장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진상조사단은 경찰의 "화염병이 난무하고 새총으로 골프공 등을 무작위로 투척, 시내 중심에서 '테러'라고 할 만큼 과격했다"는 주장에 대해 농성건물 주변 상인들의 증언을 통해 반박했다. 진상조사단의 조사에 응한 10여명의 인근 상가주민들은 "농성자들이 건물 밖 용역들과 대치하면서 벽돌이나 골프공을 투척했지만 행인이나 차량으로 날라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인근 자동차 영업소 직원 최 모씨는 "물대포 쏘는 것을 막기 위해 화염병 1개와 돌을 던진 것과 용역의 접근을 막기 위해 옥상에서 돌을 낙하시킨 것 외에 시민들을 위협하는 상황은 없었다"며 "행인들이 다치거나 차량에 피해가 가기 때문에 조기진압을 해야 한다는 기사를 봤을 때 그런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참사 건물 건너편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통행은 경찰의 통제로 불편했지만 위협적인 상황은 없었다"며 "소강상태일 때 협상, 대화를 진행하자는 요구를 경찰이 왜 하지 않았는지 이상하게 생각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19일 오전 10시 30분경 남일당 건물 안에 철거민들이 있었는데 건물 3층에서 용역직원들이 불을 질렀다"며 "용역들이 건물 아래층에서 피운 불로 인해 검은 연기, 유독가스가 매우 심하게 상당히 오랫동안 발생해 위층에 있던 농성자들이 매우 위험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참사 당일인 20일 새벽 3시부터 현장을 지킨 사진작가 노순택씨는 "20일 새벽 5시 30분에 경찰 움직임이 포착되자 농성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졌지만 맞은 사람이나 차량은 없었다"며 "경찰은 건물 앞 도로를 잠시 통제하다가 이내 통과시켰고 오히려 철거민들이 일반차량이 지나다닐 때는 잠시 화염병 투척을 중지했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은 "주변 상인의 증언을 봐도 당시 현장은 경찰 주장처럼 '테러'와 같은 위협적인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며 "같은 날 오후시간에는 물리적 충돌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하루 종일 화염병이 난무'했다고 하는 김수정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의 말은 전혀 사실과 다른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김랑희 진상조사위원은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용산참사의 원인은 화재가 아니라 경찰의 과잉진압"이라며 "사회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대화와 소통을 통해 긴 시간을 갖고 해결해야 하며 경찰력의 투입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지만 정부와 경찰은 3시간의 인내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단은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 및 사인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농성자들이 점거농성 당시 사용했던 시너의 화력에 대해 각각 소방서를 통해 얻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철거민들이 뿌린 시너에 화염병 불이 옮겨붙어 화재가 난 것으로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