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용산 철거민 농성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는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이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제기돼온 의혹들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남 의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 20일 오후 현장에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가진 기자회견 외에는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남 의장은 이날 오후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천만원의 투쟁기금 착복 의혹에 대해 “27명의 검사가 투입됐고 100명이 넘는 수사인력이 동원되서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아는데 한 푼이라도 내가 착복한 것이 있다면 지금 검찰이 가만 두지 않았을 것”이라며 “단 한 푼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투쟁 기금을 모금한 데 대해선 “망루 짓는 데도 상당히 들고, 몇 개월씩 가는 투쟁기간 동안 먹을거리 등 필요한 것들을 사는데 이 정도 돈은 결코 많은 게 아니다”라며 “투쟁기금으로 이 정도 돈이 필요하다고 회원들이 다 같이 판단해 모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알박기 부당 이득설, 보상금 착복설 등을 보도한 일부 언론에 대해서는 “기사가 아닌 소설을 쓰고 있다”며 "민형사상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망루를 짓는 것을 포함해 농성을 주도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나는 망루를 지을 줄 모른다"며 "용산 철거민에게 망루의 장.단점에 대해서만 설명을 해줬을 뿐 설치는 지역민들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망루 설치 기술을 전해주고 돈을 받는다는 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절대 사실이 아니다"이라며 "인터넷에 들어가면 철탑 자재를 구할 수 있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용산 철거민들이 인천 도화동의 상가공사 철거대책위측의 도움으로 망루 설치 예행연습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 "너무 엉성하니까 도화 분들이 조언을 해준 것 같다. 물론 그 분들도 망루를 지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출두 여부와 관련해선 “검찰 소환에 응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검찰이 편파 왜곡 수사를 하고 있고 열사를 두 번 죽이고 있다. 명예회복이 이루어지고 이 문제가 원만히 정리가 되면 자진해서 출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