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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우리가 알고 싶은 건 진실뿐"

<현장> 범국민대회, 매서운 추위 뚫고 3천여명 참가

23일 저녁,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내려 간 강추위 속에서도 3천여명의 시민들이 용산 철거민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역 앞 광장에 모였다.

혹한 속에도 3천여 시민 참석

시민들은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대책위가 주관한 1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역 광장 앞을 빈틈 이 가득 메우고 서울역으로 향하는 계단도 가득 채웠다.

참가자들은 오후 6시부터 집회가 시작된 오후 7시 20분께까지 서울역 광장과 역사내 곳곳에서 '살인정권 규탄한다', '김석기는 퇴진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선전전을 벌였다. 1백여명의 시민들은 집회가 진행되는 2시간 내내 서울역 지하철과 역사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이명박 정권 퇴진' 구호를 외쳤다.

유족들 "진실을 밝히는 데 힘을 보태달라"

이날 추모집회에는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우리는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라며 간절한 호소문을 낭독해 현장을 숙연케했다.

다섯 가정의 유족들이 단상에 오른 가운데 대표로 나선 이성수씨의 부인 권영숙씨는 "아직도 가슴이 뛰고, 아파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할 것 같아 할 말을 미리 적어왔다"며 천천히 호소문을 읽어내려갔다. 나머지 유가족들은 호소문을 읽는 내내 눈물을 훔쳤다.

권씨는 "자기 집이 없는 사람들은 무조건 나가라고 하면 이 엄동설한에 길거리로 쫓겨나도 되는 것인지, 수십년간 생계를 위해 운영한 가게에서 내쫓겨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누군들 좋아서 옥상에 올라갔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들 욕심 없는 사람들이다. 가족들과 하루 세끼 먹고 자식들 교육시키며 살 수 있으면 행복한 사람들이다"라며 "우리 다섯 가정은 하루 아침에 가장을 잃고 나이 어린 자식들과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하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일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며 "가난하고 불쌍한 우리들만의 힘으로는 어렵다. 국민 여러분이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유족 동의 없는 경찰의 부검에 대해서도 "무엇이 무섭고 찔려서 유족 몰래 몇 시간에 부검을 하나.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무슨 법이 그렇게 야만적인가. 만약 돈 많은 사람의 시신이었다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집주인에게 무시당하고 정부로부터 버림받았다"고 격앙된 심정을 토해냈다.

"경찰특공대는 남편을 죽이고 조중동은 가족을 죽였다"

권씨는 또 "기자들에게도 부탁드린다. 제발 양심을 찾아라. 경찰 특공대는 우리 아저씨들을 죽였지만 조중동은 우리 가족들을 죽였다"며 철거민들의 폭력행위를 부각시키는 보수언론을 비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부는 사죄하라, 책임자를 구속하라, 우리 아저씨를 살려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여 외치고 싶지만 오랜만에 고향 가는 분들 편히 다녀오시라고 소리는 지르지 않겠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직 진실뿐이다. 여러분들이 도와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대책위 "촛불 사그라들지 않을 것", 31일 2차 범국민대회

범국민대회 참가자들과 대책위는 이날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오는 31일 열리는 2차 범국민대회의 광범위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당장 구속된 철거민을 석방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본격적인 이명박 정권 퇴진 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학살 책임자들이 버젓이 살아남아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부를 더 이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정부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살인자가 치안 총책임자로 둔갑하고, 건설자본과 땅부자의 이윤놀음에 서민들이 길거리로 내몰려야 하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검찰이 사건의 진실을 은폐.호도하는 이 부당한 현실을 바꿔내기 위한 의로운 싸움에 국민 여러분의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홍대 앞까지 가두행진

범국민대회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문예행사,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 유족들과 참가자들의 대국민 호소문 낭독 등을 마치고 밤 9시 10분께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곧바로 참사현장이 있는 용산역 쪽으로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에 막히자 서울역 뒤편으로 방향으로 돌려 서소문을 끼고 신촌로터리에 도착해 연좌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이날 서울 전역 51개 중대 경력과 물대포 5대, 방송차 2대, 조명차 2대 등 대규모 경력을 동원해 시민들의 거리 행진 차단에 나섰다.

시민들은 이후 쫓아오는 경찰과 간격을 두며 홍대 앞까지 진출해 경찰과 대치하다 오후 11시 30분께 자진해산했다. 경찰들이 몇 차례 행진을 차단하기 경력을 투입했지만 큰 물리적 충돌을 없었다.

대책위는 설 연휴 직후인 오는 31일 서울 청계광장을 비롯해 부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동시다발 추모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12 11
    열심히해

    김정운이 상줄겨
    우라늄 한병씩.

  • 10 9
    좌발타령국가부도

    아파트 좀비 부녀회......그리고 고담서울
    결국 서울을 고담서울로 만들었군....고담대구에 이어 고담서울..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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