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대통령도 좀 수입하면 어떻겠나"
"국민을 떼 쓴 어린애로 바라보는 정치의식이 참극 배경"
진중권 "철거민들이 고작 배후선동때문에 농성했겠나"
진중권 교수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정부여당 쪽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국철거민연합회 배후론에 대해 "철거민들이 고작 배후세력의 선동 때문에 농성을 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사망자 중에 보니까 70대 노인도 계시던데 그 분이 무슨 반체제 운동권도 아니고, 다 그분들은 그 분들 나름대로 농성을 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한 것 같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도 빈민운동 했다. 어느 사회에서나 그러한 빈민운동하는 분들이 있다. 예컨대 농민 대회에서 농민들이 시위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농민 단체에서 당연히 거기 들어와 있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옛날에 집회할 때에도 인근 단체에서 와서 지원했다"고 힐난했다.
그는 "이 사건은 간단하다. 어떤 사람들이 2억 들여서 장사를 좀 하려고 하는데 어느 날 방 빼라고 했다, 그런데 2천만원밖에 안 준다, 그 돈 받으면 내가 나가서 살 수가 없다라는 것"이라며 "이런 분들이 나와서 끝까지 저항을 한 거고. 그리고 경찰에서 무리하게 진압을 한 가운데 그 사람들이 불에 타서 숨지는 그런 참사가 일어났다는 것"이라고 이번 참사의 원인을 정리했다.
그는 이어 화살을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에게 돌려 "경찰청장 내정 기념으로 무리하게 첫 작품을 선보이려다가 이런 참사를 빚은 게 아니냐 이런 시각들이 지금 보도가 되고 있고 나는 그 시각에 동의하는 바"라며 "그리고 또 하나는 이 분이 촛불을 드는 문화적 퍼포먼스하고 절절한 생존권 때문에 화염병을 들은 것, 이 두 가지는 애초에 차원이 다른 것인데 이게 다르다는 걸 깜빡 하셨던 모양이다. 촛불 진압하듯이 (화염병시위진압) 그냥 하면 되겠다 이렇게 생각했던 모양인데, 조금 위험한 생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힐난했다.
"대통령도 수입하면 어떻겠나"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을 정조준, "궁극적인 원인은 대통령한테 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번에 참사를 부른 강경진압은 이명박 정권이 강력하게 지시했다"며 "현정권은 툭하면 떼법 떼법 운운해오지 않았나? 한 마디로 국민을 떼 쓰는 어린애 정도로 바라보는 건데, 저열한 정치의식이 이러한 참극의 진정한 배경이라고 나는 믿는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1.19개각 다음날 참사가 터져 일각에서 이대통령이 지독히 운이 없는 대통령이란 얘기가 나오는 데 대해서도 "그게 운빨의 문제라고 믿을 수는 없다. 그렇게 본다면 청와대에서 무당 불러서 굿을 하거나 아니면 영빨 좋은 소망교회 목사님 모셔다가 축복기도를 받아야 할 일"이라고 비꼰 뒤, "내가 볼 때에는 모든 일에는 인과 관계가 있다. 이번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자꾸 그 사이야 검찰과 경찰을 내세워서 쌍칼을 휘두르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향후 예상되는 이대통령의 대응에 대해서도 "이미 한 번 겪어보지 않았나? 이번에도 국민들이 분노가 거세면 사과하는 듯이 머리를 조아리다가 또 분노가 사그러들면 꼬투리 잡아서 항의시위나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잡아 가둘 것"이라며 "그 인생철학이 바뀌겠나"라고 비꼬았다.
그는 더 나아가 "참 오늘 듣자 하니까 미국에서 대통령 취임하는 모양이던데 똑같이 경제위기를 겪는데 미국과 한국이 왜 이렇게 다른 지 모르겠다"며 오바마 미국대통령과 이 대통령을 비교한 뒤, "대통령도 좀 수입하면 어떻겠냐"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용산 참사를 정쟁으로 몰고가선 안된다고 주장하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철거민과 노동자들의 생존권에 관련된 문제가 진짜 국회에서 논의가 된다면 그 사람들이 왜 농성을 하겠냐"고 반문한 뒤, "현실의 물리적인 충돌을 의회 내의 합리적인 논쟁으로 바꿔놓는 게 대의제 민주주의다. 이런 문제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 도대체 국회에서는 뭘 갖고 정쟁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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