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해산작전 실패, 사무처 "반드시 해산"
<현장> 국회안에 닭장차 진입, 한나라당 가담 가능성 농후
세차례 진압 시도, 민주당만 똘똘 뭉치게 해
이 날 세차례 진압에 나선 국회 경위 및 방호원들은 결과적으로 민주당만 똘똘 뭉치게 했다.
1차 진압 당시만 하더라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에는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 수가 진압작전에 투입된 국회 경위 65명과 방호원 90명 등 150여명보다 적었다. 문제는 사무처가 민주당 관계자들을 본청 밖으로 끌어내도 이들은 다시 국회 본청으로 통하는 수많은 유리창을 통해 본청 내부로 진입한 것.
국회 사무처는 이에 1차 진압 작전이 수포로 돌아간 직후인 오후 2시께 김형오 국회의장이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병력 지원을 요청했고, 이에 오후 4시50분께 9백여명의 전경이 국회내 투입돼 국회의사장 주변을 몇겹으로 감쌌다.
그러나 이에 앞서 1차 진압 작전과 동시에 민주당은 당직자-보좌진 전원에게 비상 문자 메시지를 돌려 국회 외부에 나가있던 인원에 대한 총동령을 내렸고, 민주당 당직자 등 4~5백여명이 로텐더홀에 운집한 상태였다.
5시께 시작된 2차 진입은 30여분간 격렬한 충돌 끝에 실패했고, 5시50분께 시작된 3차 진압 시도도 10분만에 막을 내려야 했다. 오후 7시 현재 국회 경위들은 완전히 탈진한 상태로 식사 교대나 휴식 등 재충전 중에 있고, 민주당은 로텐더홀에서 연좌농성으로 대오를 가다듬고 있다.
대오 앞줄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 추미애, 김부겸, 김우남, 최문순, 김유정 의원 등이 있고, 그 뒤로 민주당 당직자들이 포진돼 있고, 로텐더 홀로 통하는 길목 길목마다 민주당 당직자들이 상황을 주시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조정식 민주당 대변인은 저녁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의회 쿠데타를 일으켰다. 경찰 9백명이 투입됐고 의사당 현관 앞에 닭장차까지 투입됐다"며 "오늘 폭력 진압에서 민주당 의원과 보좌진 등 수많은 사람이 부상당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팔다리 골절상을 당했고, 실신한 당직자들이 병원에 후송됐다"며 의원들까지 부상을 입은 초유의 사태를 질타했다.
현재까지 원혜영 원내대표 등 의원 6명의 안경이 분실되거나 파손됐고, 박병석 의원 등 현역 의원 11명이 부상을 당해 일부가 병원으로 후송됐다. 여성 당직자가 진압과정에 실신하는 등 일부 당직자도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무처 "일요일까지 농성 해산시키겠다. 한나라 도움 필요"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당직자들이 총집결해 있는 현 상황은 국회 경위들만으로는 도저히 뚫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나서주지 않는 한 지금 이 상황을 도저히 뚫을 수 없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한나라당이 해산에 가세해주기를 바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국회 사무처는 그러나 반드시 일요일인 4일까지는 강제해산시키겠다는 입장이어서 한나라당 가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국회사무처는 3차례 진압이 실패로 돌아간 뒤 보도자료를 통해 "월요일 이전까지 국회 내의 불법적인 농성을 끝낼 수 있도록 정상적인 공무집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무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회 경위들의 공권력 집행은 국회의장의 질서유지권 차원에서 국회 본청내에 불법적으로 점거 농성하고 있는 야당 당직자와 보좌관들에 대해 퇴거를 요청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제136조)와 특수주거침입죄(제320조) 등으로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김형오 국회의장과 박계동 사무총장을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맞불대응인 셈.
사무처는 이 날 진압작전에서 갈비뼈 부상 등 20명의 국회 경위 및 사무처 직원들이 부상을 당했다며, 민주당뿐 아니라 자신들도 부상자가 많이 발생했음을 강조했다.
경찰, 국회 주변 닭장차로 포위. 계엄 방불케 해
김형오 국회의장 요청으로 긴급 투입된 9백명의 경찰들은 현재 닭장차로 불리는 '전경 버스'로 국회를 포위하다시피 하고 있다. 국회로 통하는 모든 문과 담벼락은 닭장차로 포위됐고 출입이 유일하게 가능한 국회 정문도 경찰 수백명이 에워싸 차량 및 인원을 철저히 통제해 마치 계엄하를 연상케 하고 있다.
특히 국회 내부에까지 닭장차 4~5대가 진입하는 전례없는 장면까지 목격되고 있다.
현재 유일하게 진입이 가능한 문은 본청 정문 뿐이지만, 이마저도 수십명의 경찰병력이 지키고 서 있는 통에 출입증과 얼굴을 대조한 후에야 쪽문을 통한 출입이 가능한 상황이며 민주당 당직자들은 출입이 금지돼 있다.
국회 사무처가 4일까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농성을 해제시키겠다고 공언한 상황이어서 어둠이 짙게 드리운 국회 의사장 일대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계속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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