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앞으론 도쿠가와 식으로 하겠다"
민주당 의원들 탈진할 때까지 '무기한 장기전' 선언
홍준표, '오다'에서 '도쿠가와' 식으로 전술 전환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더 이상 야당한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며 협상을 할 수 없다"며 더이상 협상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내면서도 "물리적 충돌로 국회를 세계적 조롱거리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 전국시대의 다이묘(大名.영주)인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차례로 거론하며 "새가 울지 않을 때 오다는 죽인다고 했고, 도요토미는 울게 만든다고 했고, 도쿠가와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다"며 "앞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식으로 야당과 협상하겠다"고 했다.
지난해말까지 쟁점법안 등을 강행처리하려던 '오다 노부나가' 방식이 김형오 국회의장 반대 등으로 무력화되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식의 장기전으로 전술을 바꿨다는 의미다.
그는 "국회의원들과 경위들간 충돌은 국회의장의 권한이지만, 의원끼리 충돌하는 것은 국민이 바라지 않는 만큼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며 "물리적 충돌은 한미 FTA 비준안 상정 때가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말해 더이상 물리력을 앞세운 강행처리를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전략을 세우면 오늘밤이라도 (본회의장을 탈환)할 수 있으나 그렇게 하는 것은 민주당의 자해정치를 도와주는 것이고 옳지도 않아 그렇게 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의 폭력점거농성을 계속하면 한달이고 두달이고 법안 처리를 연기할 수 밖에 없다”고 무기한 장기전을 선언했다.
그는 그러나 이어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인원수가 적어 물리적 큰 충돌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건 소개(疏開)할 것"이라며 “회의장이 비면 일요일이라도 들어갈 것”이라고 말해, 민주당 의원들이 장기농성에 탈진해 이탈할 경우 곧바로 본회의장 탈환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민주당 "한나라, 조속히 협상 재개하라"
이미 8일째 점거농성으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링거주사 등을 맞는등 탈진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이같은 무기한 장기전 선언은 민주당을 적잖이 당혹케 만든 모양새다.
실제로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홍 원내대표 기자간담회후 즉각 논평을 통해 "홍준표 원내대표가 토요일이건 일요일이건 본회의장이 비면 들어간다고 공언했다"며 "여야 협상의 과정에서 이건 또 무슨 경우인가? 국회의장에게 ‘어서 쳐들어가서 야당의원 다 끌어내고 85개법안 모두 직권상정 하라’는 협박인가"라고 맹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야당과의 협상에 적극적이었던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분위기가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 이후 반전되었다는 후문"이라며 "국회만 도와주면 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한마디에 172석의 한나라당이 마지막 잎새처럼 흔들리는 기가 막힌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자유의지’가 결여된 정당인가. 민주당은 조속히 협상이 재개되길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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