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언 대구은행장은 21일 "은행들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고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실물위기가 다시 금융위기로 부메랑이 돼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은행권 구조조정 가능성 시사 발언에 대한 의견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은행권은 돈이 돌지 않는 유동성 문제와 자본적정성 문제가 있다"면서 이 두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은행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실물에서 부메랑이 돼서 은행으로 위기가 넘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은행의 좋고 나쁨은 고객구성에 달렸다"면서 "고객기반이 튼튼한 은행은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지만 세계적 투자은행이 넘어지는 것은 고객기반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행장은 그동안 은행권의 외화차입을 통한 대출 확대와 관련해서는 "은행들이 너무 과당 경쟁을 했다. 반성해야 한다"면서 "과거에는 은행들이 외국에서 돈을 가져온 후 원화로 바꿔서 대출하는 경쟁을 했지만 현 시점에서는 이렇게 과감하게 외채를 빌린 은행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행장은 은행권 외채 만기 도래에 따른 위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은행권에 리스크 관리 개념이 없었지만 지금은 미래 전망까지 따져서 자산관리를 하기 때문에 위기설은 너무 비관적인 접근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외환위기와 같은 과거 상황을 토대로 본다면 위기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결국 위기를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문제이며 철저한 위기관리와 고객관리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