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이번엔 'IMF 구제금융 신청론' 주장
"한국, IMF 지원 받는다는 뉴스 나와야 증시 안심할 것"
조 전대표는 27일 밤 자신의 홈피에 띄운 글을 통해 "정부는 IMF의 도움을 받는 것은 1997년 IMF 관리체제의 재연이라고 생각하여 그런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그럴 필요가 있을까? IMF의 지원을 받는 게 과연 수치스러운 것일까? 더구나 IMF는 구제금융 지원에 별도의 조건을 달지 않겠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국제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모습인데, 이것이 과연 국가적 수치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97년의 IMF 관리사태를 악몽처럼 간직하고 있는 관료들은 IMF라는 말만 나와도 조건반사적인 반응을 보인다. 과거의 기억에 너무 집착하면 달라진 세상을 맞을 수가 없다"며 "IMF가 한국의 억울함을 이해하고 도와주겠다고 나선다면 굳이 이를 거절할 필요가 있을까? 한국이 IMF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은 국제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라고 거듭 반문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이 IMF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가면 이는 증시를 안심시킬 것이다. 한국이 국가부도 사태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안심감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IMF를 굴욕의 상징처럼 생각하는 것은 97년식 발상"이라며 "지금 우리는 2008년에 살고 있다. 미국을 제외하면 그 어떤 나라도 국가부도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우리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거의 전적으로 미국 금융위기 때문이다. 한국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다. 한국이 IMF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라 든든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먼은 러시아와 한국을 예로 들면서 '정부는 외화 보유고를 많이 쌓아두었으나 민간기업이 외화 빚을 많이 지는 바람에 이들 시장의 경착륙이 금융위기와 버금가는 두번째 위기를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며 " 정부는 앞으로는 큰 소리를 치면서도 뒤로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하는 조직"이라는 말로, 정부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준비를 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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