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은 20일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리게 돼 송구스러운 마음 뿐"이라며 "보건복지가족부에 본의 아니게 누를 끼치게 된 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이임의 변을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오후 보건복지가족부 공무원에게 보내는 형식의 이임사를 통해 "제 실수를 변명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저도 한 인간으로서 답답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실에서 보면 제도와 현실이 따로 움직여지고 잘못된 관행이 굳어져 버리는 일들이 많이 있다"며 "의도는 좋으나 그 의도에 맞도록 법과 제도가 갖추어지지 않아 예산이 낭비되고 의도한 것과 다른 효과를 내는 제도가 왕왕 있다. 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직불금 제도가 개선되어 실제 가난한 농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해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후배 공무원들이 우리 사회가 공무원들에게 아주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준법성을 기대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몰랐다거나 다들 그렇게 하는 관행이라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줄 알았다거나 하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본인과 가족의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챙기고 한 치의 실수나 위법이 없도록 다시 한 번 주위를 살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저를 마지막으로 정치권과 행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농민을 위한 진정한 대책이 어떤 것인지 논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