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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경 예비역들 "이길준 양심선언 지지"

<현장> "국가 폭력 도구로 전락한 전의경제 폐지해야"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한 청년들을,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권력의 도구로 이용하고, 폭력을 내면화시키며 결국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도록 강요하는 전의경제도를 당장 폐지해야 한다."

전의경 예비역들이 4일 촛불집회의 폭력진압를 거부하고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이길준 이경을 지지하고 전의경제도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의경 예비역 등 시민 20여명, 중랑서 앞 기자회견

'이길준 의경의 양심선언을 지지하는 예비역모임 회원들과 진보신당 당원, 인권단체 관계자 20여명은 이날 오후 6시 30분, 이 이경의 소속된 서울 중랑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경 예비역이자 이길준 이경의 대학선배인 박재혁씨는 기자회견에서 "이길준 이경은 흔히 말하는 운동권도, 빨갱이도 아닌 마음이 여러서 문제였던 평범한 친구였다"며 "농성장에서 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자기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전의경들이 많았으면 한다는 말을 들으며 과거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길준 의경을 지지하는 전의경 예비역 모임 회원들이 4일 중랑서 앞에서 이 이경 지지, 전의경제도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최병성 기자

전경 예비역인 최재완씨는 기자회견문을 대신해 낭독한 '이길준 이경에게 보대는 편지'를 통해 "저는 '인간성이 하얗게 타버리는 기분이었다'는 말을 들으며 2003년 부안에서의 제 기억이 떠올랐다"며 "핵 폐기장의 건설로 지역 주민들의 삶은 위협 당했고 그들의 정당한 의사표시에 국가권력은 군홧발로 응수했고 저는 그 군홧발의 일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밤이면 밤마다 저는 무장을 하고 제 의사와 무관하게 국가권력의 도구로 이용됐고 지극히 평범한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주머니의 입을 틀어막아야 했고 방패의 날을 세우고 명령이 떨어지면 언제든 공격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폭풍처럼 진압이 끝나고 나면 길준 씨가 말했듯 '인간성이 하얗게 타버리는 기분'에 매번 무척이고 괴로웠고 그 힘든 경험은 소박하나마 다른 이들을 배려하며 사람답게 살고자 했던 제게 큰 상처로 남아 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성을 허락하지 않는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며 당연한 듯 새로운 폭력을 만들어내고 있을 젊은 친구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저는 폭력의 도구에서 양심의 주체가 되고자 하는 길준 씨의 저항을 지지한다"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한 청년들을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권력의 도구로 이용하고 폭력을 내면화시키며 결국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도록 강요하는 전의경 제도 또한 당연히 폐지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전의경예비역모임은 이날 이 이경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최병성 기자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도 "전의경제도는 평화로운 집회에 폭력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시민들에 대한 인권유린이고 동시에 폭력을 강요하는 전의경들에 대한
인권유린"이라며 "독재정권에서 출발한 위헌적인 전의경제도를 더 이상 유지해야 할 명분도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정종권 진보신당 집행위원장은 "2003년, 90%의 주민들이 핵폐기장 반대 집회에 나설 때 한 아주머니의 아들이 서울에서 내려와 맞섰다는 슬픈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이렇게 현장에서 나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폭력을 강요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2008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전의경들의 인간성을 피폐하게 만들고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전의경제도는 마땅히 폐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이길준 이경에 편지 전달 막아 30여분 실랑이

이들은 오후 7시 5분께 전의경제도 해체 퍼포먼스를 마치고 이 이경에게 편지를 직접 전달하려고 했지만 중랑서 측은 동료들의 사기 저하를 이유로 이를 거부해 30여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이날 기자회견을 하는 중랑서 앞에는 이 이경의 같은 소대 병력들이 배치돼있었다. 결국 양측은 이 이경에게 편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이 이경이 작성한 간단한 메모장을 받는 방식으로 편지 전달을 마쳤다.

이 이경은 지지자들에게 보낸 메모를 "감사하게 잘 받았다"는 짧은 답장을 보냈고 이들은 오후 7시 45분께 '이길준 이경의 양심선언을 지지합니다', '이길준 이경 힘내세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자진해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전의경예비역모임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이 이경에게 직접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경찰측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최병성 기자
최병성 기자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33 6
    쿠키

    진짜 20명 갖고 무슨 모임애야
    난또 2백명쯤 되나 했더니 같은 동네 친구들만 모았나보군

  • 12 28
    크하하

    20명 갖고 뭐하냐?
    전의경 예비역중에 0.01%도 안되는

  • 31 9
    독립군

    운동권도 아닌 빨갱이도 아닌...
    앞으로 이런 피해의식적인 소극적인 행동 제발 하지마라. 운동권이면 어떻고 빨갱이면 어떠냐. 이 나라 말아 먹는 매국노들 때려 잡는데 흰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일제 식민지 시대에도 일본놈들 때려 잡는데 좌우익 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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