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과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등이 연일 촛불집회때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모들을 맹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논객인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가 선진국에서도 보수-진보를 떠나 집회때 유모차를 끌고 어린아이를 대동하고 나오는 부모들이 즐비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상돈 교수는 2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유모차 시위는 한국에만 있나?'는 제목의 글을 통해 "5~6월에 있었던 촛불 시위는 전에 보지 못한 양상이 많았다. 젊은 엄마들이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온 것이라든가, 'V for Victor'라고 하는 기발한 의상을 입은 모습이 특히 그러했다"며 "그러다 보니, 유모차 끌고 시위 나오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는 비난이 이는 것 같다"며 최근 보수진영 일각의 유모차 부모 비난을 거론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선진국에선 평화적시위에 온 가족이 같이 나오는 경우가 흔히 있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거나 아빠 목마 태우고 나오는 경우도 많이 있다"며 "부모가 자기 세대 만이 아닌, 자식 세대도 걱정한다는 의미에서 그러하는 것이겠고, 현실적으로 아이를 구태여 탁아소에 맡기고 시위에 나갈 필요는 없기 때문이겠다(물론 평화적 시위의 경우다. 위험한 시위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갈 부모는 없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이 사이트의 갤러리에 가면 에딘버러와 시드니에서 열린 이라크 전쟁 반대 시위에 아이와 함께 나온 모습, 그리고 워싱턴에서 열린 이라크 전쟁 찬성 시위에서 엄마 손에 들려 올려진 아이의 사진이 있다"며 여러 장의 사진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선진국에서 공원에서 열리는 평화로운 시위에 가족이 나오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인터넷에서 키 워드로 찾을 수 있는 평범한 사진이다. 평화롭다 못해 한가한 시위라고나 할까"라며 "우리나라도 이런 여유로운 시위 모습을 볼 수 있는 나라가 빨리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으로 글을 끝맺었다.

이 교수의 글은 전날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촛불집회때 유모차를 끌고 나온 학부모들을 원색적으로 맹비난한 데 대해 반박 성격이 짙다.

조씨는 지난 28일 글을 통해 "MBC 등의 거짓선동으로 시작된 촛불난동의 현장에 어린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들은 '민주시민으로 교육해야 할' 어린이를 불법과 폭력의 현장으로 데리고 나왔다. '해로운 사회환경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를 쇠파이프와 술판과 욕설이 춤추는 불법과 폭력의 현장 으로 데리고 나왔다"며 "'나쁜 일에 이용되지 말아야 할' 어린이들을 폭력과 불법에 이용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런 부모들은 어린이들을 정신적으로 학대한 셈이다. 이런 부모들에게 주의를 주고, 학생들을 시위현장으로 밀어낸 교사들을 색출하여 처벌해야 할 의무가 교육부에 있다"며 "어린이 헌장대로 '어린이는 우리의 내일이며 소망이고 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한국인으로,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세계인으로 자라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