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11일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의 진압 과정에 인권침해 소지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직권조사에 착수키로 결정했다. 이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경찰의 폭력진압 사례 65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요구한 지 하루만의 신속한 결정이다.

인권위는 "인권위는 5월 중순 경 촛불집회가 시작한 이래 경찰과 집회참가자들에 대해 여러 차례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존중과 폭력적 행위의 자제를 당부 드린 바 있다"며 "그러나 위원회가 기초조사를 한 바에 의하더라도 촛불집회 참가자들 중 적지 않은 수가 부상을 당한 사실이 확인되었고 부상을 당한 경위와 상황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 제기되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그간 국가인권위에는 촛불집회 관련 진정사건이 약 100여건 접수되어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중요한 피해사례로 언급되고 있는 사건 중 우리 위원회에 진정이 제기되지 않은 사건 등에 대해 진정여부와 무관하게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직권조사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인권위는 "이번 직권조사의 주요대상은 촛불집회 진압과정에 관여하였던 경찰 등이며 위원회는 이번 직권조사를 통하여 집회시위의 자유 존중과 평화시위문화가 정착되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권위 30조 3항에 따르면 인권위는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그 내용이 중대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직접적인 진정이 없어도 직권조사를 할 수 있다. 인권위는 앞서 지난 5월에는 전.의경들의 부대 내 상습구타에 대한 직권조사를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