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이혜훈의 '강부자 감세법' 융단폭격
"물가폭등으로 서민들은 민생고에 시달리는데 웬 강부자 감세법?"
이혜훈 "1가구1주택은 무조건 종부세 면제"
강남 서초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친박계 이혜훈 의원은 18대 국회가 개원한 18일 치열한 실랑이 끝에 '1호 법안 발의자'가 됐다. 그가 낸 법안은 1가구1주택 보유자는 아무리 비싼 집을 소유하고 있어도 종합부동산세를 면제해주고, 현행 부부합산 과세도 개별 과세로 전환하자는 '종부세 개정안'이었다.
이 의원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2007년 종부세 개인 납세자 37만9천세대 중 1가구 1주택자 14만7천세대가 종부세를 면제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동시에 지금은 전국 시도에 골고루 배분을 해주고 있는 종부세를 강남에서 걷은 종부세 50%는 다시 강남으로 가져가겠다는 내용의 지방교부세 개정안도 함께 제출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서초구를 비롯해 강남 주민들의 오랜 숙원을 이 의원이 기동력 넘치게(?) 발의한 셈이다. 덕분에 대다수 언론은 '1호 법안 발의자'라는 점에서 다루면서 이 의원은 언론의 스폿라이트를 받는 데 성공했다.
네티즌 격노, "물가 폭등으로 서민들은 민생고에 시달리는데"
그러나 인터넷상에선 이 의원이 비난의 표적이 됐다. 31일 오전 미디어다음 아고라에서는 이 의원을 질타하는 <촛불시국에 '강부자 감세안' 접수한 여당>이란 제목의 글이 10만명에 가까운 네티즌이 보며 울분을 토로하는 최다 접속 글로 떠올랐다.
ID 'approcs'는 이 글에서 "한나라당 이혜훈의원이 18대 국회 시작과 함께 수십억 주택을 소유한 강남부자들 종부세 면제와 종부세 세대합산을 인별합산으로 전환하는 법안을 새벽부터 밤을 새가면서 1호로 발의 접수시켰다고 한다"며 "정말 어이가 없는 작태라 아니할 수가 없다. 폭등하는 물가로 서민들은 민생고에 시달리는 현실에서 지난 몇년간 집값이 폭등하여 수억에서 수십억 재산이 늘어난 2% 강남부자와 다주택 투기꾼의 종부세 감면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런 부자감세법안은 국민의 눈치를 봐가면서 발의를 해도 눈총을 사기 마련인데...이혜훈의원 자신이 발의한 법안을 1호로 접수시키기 위해서 밤을 꼬박 새우면서 다른 의원과 실랑이를 벌이고..조정이 안되어 급기야 제비뽑기로 순서를 정했다고 한다"며 1호 발의자가 되기 위해 벌인 이 의원의 해프닝을 힐난하기도 했다.
그는 "이혜훈의원 그 자신의 지역구가 서초구라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말의 의식과 개념이 있다면 이런 경솔한 행동을 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지금의 대다수 국민은 자신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 연일 미국산 쇠고기에 저항하는 한편, 폭등하는 물가에 신음하고 있는데, 국민정서나 민심과는 동떨어진, 아니 대다수 국민의 공분을 불러 일으킬 강남부자들 감세법안을 저리 요란스럽게 접수시킨 이유가 뭘까"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 의원이 제출한 법안의 문제점과 관련해서도 "1주택자에 한해서 그 보유자가 10억이던 수십억이던간에 무조건 종부세 면제해주고 종부세 세대합산을 인별합산으로 전환하면 투기꾼들이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가 되어 강남집값은 그야말로 폭등하기 십상"이라며 "종부세 면제로 보유세 부담이 줄어드니 투기수요가 폭증하여 강남집값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망국적 아파트투기 재연을 우려했다.
그는 또 종부세 50%를 강남으로 다시 가져가겠다는 개정안에 대해서도 "지방간 균형발전을 위해서 복지수요가 많고 더 못사는 지역에 더 많이 교부하는 종부세를 다시 강남으로 가져가 강남만 발전시키겠다는 발상이 아니던가?"라며 "아무리 강남 국회의원이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질타했다.
이 글에는 31일 정오 현재 9만명에 육박하는 접속자와 2천1백여개의 이 의원 비난 댓글이 붙는 등, 이 의원은 언론의 주목을 받는 '1호 법안 발의자'가 되려다가 네티즌의 표적을 자초한 양상이다. 한나라당에 '정무적 변별력'이 부재함을 보여준 또 하나의 풍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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