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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학자들 "낡은 진보, 진화한 보수에 참패"

[토론회] 이명박 정권, 신보수인가 놓고 논쟁도

"낡고 추상적 관념에 기인하는 변화된 국민의식과의 괴리에서부터 보다 선명한 대안적 프레임의 부재"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 정치세력의 한계"
"진보정당의 대중적 혁신 부재"

4일 오후 성공회대 사회문화연구원 주최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2007년 17대 대선 그 이후-대한민국, 어디로 가나'라는 주제 토론회에서 쏟아진 진보학자들의 대선참패 원인 진단이다.

"참여정부의 실패 상쇄할 새 인물, 정책 부재가 대선 참패 원인"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를 '전통적 보수세력에서 진화한 신보수 정권'이라고 규정하며 상대적으로 민주개혁.진보진영이 낡은 프레임에 갇혀 뚜렷한 대안적 목표점을 제시하지 못한 점을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조 교수는 "반독재 민주세력의 대선 패배 원인은 새로운 인물과 정책적 콘텐츠를 통해 참여정부의 통치 실패를 상쇄할 혁신적 프레임을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노무현이 '포스트김대중 프레임'을 형성했던 2002년과는 달랐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부에 대한 대중들의 반대정서가 강렬함에도 대통령 등이 자신의 정책을 항변하는 과정에서 '친노-반노' 구도가 선거 종반까지 지속된 것도 신보수 후보의 압도적 승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박순성 동국대 교수는 “노무현정부의 실패가 진보·개혁 진영에 대한 지지도 하락을 야기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며 “진보·개혁 진영이 목전에 있는 사회양극화 문제는 장기과제로 미룬 채 보안법 등 과거 의제에만 당정이 집중하는 등 ‘정치과잉’에 의한 정치·정책 실패를 자초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보수진영의 득표율이 3분의1 정도 나왔다는 사실로부터 한국 사회가 보수화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광일 성공회대 교수는 "노무현 프레임의 한 손에는 신자유주의가, 다른 한 손에는 개혁이 놓여있었지만 개혁과제는 선거용 무기로 활용한 반면 신자유주의개혁은 강력하게 추진했다"며 "노동관계법과 한미FTA 등에서 수구세력이라고 비판했던 야당과 거의 갈등하지 않은 것이 단적인 예"라고 비판했다. 그는 "신자유주의와 관련된 법안들이 이들 두 정치세력 사이의 공조로 일사천리로 관철되는 과정에서 그들을 지지했던 일반 대중들은 자신들의 삶이 어려워지자 점차 '묻지마 반대쪽'으로 이동하게 됐다"며 "이는 민주주의 일반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결속력을 현저히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명박정부는 신보수인가

이날 토론회에선 이명박 정부를 기존 군부독재-수구냉전세력과 대별되는 신보수세력으로 규정해야 하는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조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신보수와 구보수의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 반면, 이 교수는 집권자유주의세력과 보수세력 모두를 신보수세력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신보수 정권의 성립은 한국정치변동의 맥락에서 보수의 진화라고 표현해야 할 것"이라며 "신보수정권은 경제적 측면에서 초기산업화 단계의 개발독재와 구별되는 포스트독재정부, 반공주의적 보수와 구별되는 '신자유주의적 보수', 국가개입주의-보호주의와 구별되는 시장자율주의-개방주의를 표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치적 측면에서도 신보수는 '독재 대 반독재', '개혁 대 반개혁 구도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세력의 집권을 의미한다"며 "신보수의 등장은 과거 구도에 대해 해체적 효과를 동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그러나 "반대로 연속성이라는 견지에서 보면 개발독재적 보수, 반개혁적 보수를 계승하는 정치세력이 집권당으로 재복귀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변화된 외양을 띄고 있으나 구보수의 개발주의와 성장주의를 신개발주의 혹은 신성장주의라는 형태로 정확히 계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 교수는 "지금 중요한 것은 신보수와 구보수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집권 자유주의세력과 이른바 '신보수'와의 경계가 더 희미해졌다는 사실"이라며 "즉, 집권 자유주의정치세력의 외부에 신보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신보수의 또 다른 한 부분으로 재구성된 것은 아닌가를 숙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변화된 현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단지 반공, 평화, 개혁이라는 범주로 그들의 차이를 부각시키는 시도는 그 의도와 무관하게 이번 대선에서 자유주의 정치세력들이 패배한 진정한 이유를 볼 수 없게 만드는 장막으로 기능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손석춘 새사회연구소 소장도 "신보수를 말하며 보수가 진화하고 있다고하는데 이명박 정부를 신보수 정권이라고 무의식적으로 말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더 노골적인 신자유주의 정권이 되어가고 있는데 어떤 신보수의 모습이 있나. 지금 드러나는 건 완고한 수구세력의 모습이 깔려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한계와 진보개혁진영의 과제

진보학자들은 이번 대선이 한나라당의 완승, 집권세력의 몰락임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이명박 차기 정부의 과제와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신보수 정부는 부패, 신권위주의, 불도저적인 개발주의 등과 같은 구보수의 부정적인 측면을 드러낼 개연성이 크다"며 "이미 BBK 사건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도덕적 정당성에 도저을 받는 방식으로 집권한다는 점에서 개연성을 일정 부분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신보수 후보의 승리 자체가 곧 민주화 과정에서의 대중들의 '보수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큰 도전을 이미 내포하고 있따"며 "시장자율주의와 신개발주의적 국가개입의 괴리, 고성장을 통한 고용 및 실업, 양극화 극복 기조의 모순성, 구 보수의 부패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도 "지난 5년 동안 진보.개혁진영의 실패는 보수진영에게 힘든 과제를 넘겨준 것"이라며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성장을 통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양극화는 성장과 함께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따라서 차기 정부 하에서 신보수, 자유주의세력과의 경계선을 분명히 하며 새로운 대안의 틀을 구성할 수 있는 진보적 프레임 재구성을 진보진영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조 교수는 "이제 신보수 정권 하에서 진보는 다시 저항적 지노의 지위에 놓이게 됐다"며 "신보수적 지배에 대응하는 저항적 진보로서 반독재적 진보나 민주개혁적 진보를 뛰어넘어 대안세력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사회운동적 실천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완패한 세력은 진보정치세력"이라며 "민주노동당의 재구성, 사회당과의 통합,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 배타적 지지 바침 철회 등 낡은 틀을 바꾸는 정치세력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진보.개혁진영은 현실 파악과 진정한 소통을 위해 대중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제도정치와 운동정치의 역할 분담과 상호 보완, 양측을 매개할 싱크탱크를 통해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 성찰적 분석을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0 0
    한맺힌과거

    http://blog.naver.com/tnduddhsla/100145826781
    증거 보십시요... >>>>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찰이 많습니다

  • 64 88
    변사또

    한국에 진보가 어딨냐?
    전부다 출세하면 족벌우대,세습,왕창 해먹기
    가 특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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