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여의도 정가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 날 오후 2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괴소문이 떠돌아 한동안 소동이 이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발단은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정치부 기자들에게 박 전 대표의 기자회견이 사실이냐고 묻기 시작하면서부터.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모 인사는 "BBK 동영상이 나온 마당에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 지지를 철회하고 이회창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여러 지인들을 통해 들었다"며 사실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날 오전 복수의 정치부 기자들 역시 이같은 괴소문에 대한 확인요청을 여러 정가 인사들로부터 받고 진위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이 날 본지와 만난 박근혜계 핵심 인사는 "무슨 소리냐"며 "대선 투표일까지 박 전 대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괴소문을 일축했다. 그는 "지금 와서 무슨 입장표명이냐"며 "괜히 그런 걸로 박 전 대표를 흔들지 말라"고 관련 괴소문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소문의 진원지로 이회창 측을 지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동영상'이 박근혜계에게 적잖은 동요를 일으킨 것은 사실인듯 싶다. 박근혜계 핵심 의원은 "말 하면 무엇하겠냐"며 "한나라당에서 동영상 반박 논평을 주욱 읽어내려가다보니 나도 낯이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또다른 박근혜계 인사는 "만약 이 동영상이 경선 때 나왔다면 어떻게 됐을까..."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현재 삼성동 자택에 칩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대선 투표일까지 자택에 머물다 19일 오전 투표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달성으로 내려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