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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중앙일보>, 수시로 돈 요구했다"

<현장> 김 "발표할 것 더 남아있다", <조선일보> 질문 거부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26일 제기동 성당에서 가진 4차 기자회견에서 삼성그룹의 해외 비자금 조성 등 삼성그룹의 8가지 불법 사례 및 언론-회계법인-로펌 등과의 유착 의혹을 전방위로 폭로했다.

사제단 "여전히 드릴 말씀 많다"

김 변호사의 이날 폭로는 그동안 삼성그룹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 중 가장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향후 삼성 비자금 특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질의응답에서 관련 문건을 확보한 경위를 자세히 설명하며 공개 자료들의 신빙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또 ‘삼성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비리를 공개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검찰의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큰 것들만 공개한 것이지 아직 자질구레한 것이 더 남아있다”고 밝혀 검찰 수사 진행 여부에 따른 추가폭로도 시사했다.

사제단 전종훈 신부도 “일부 언론이 마지막 기자회견이라고 말했는데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여전히 드릴 말씀이 많다”고 말했다.

"김인주, 삼성 협박 전 직원 '죽여 버릴까'라고 말해"

김 변호사는 우선 삼성물산이 삼성계열사의 해외 구매 대행을 맡는 과정에서 자사의 해외법인과 삼성전관(현 SDI)이 체결한 내부 계약서를 공개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SDI 구매담당이 퇴사당한 이후 이 서류를 복사해서 미국에서 삼성을 협박했고 이를 김인주 사장이 제게 의논해오면서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며 “당시 김 사장은 내게 ‘강부찬 죽여 버릴까?’라고 진지하게 말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송금내역 문서 2부 공개

이건희 회장의 처 홍라희씨를 비롯한 삼성그룹 일가의 해외 고가 미술품 구입과 관련해서도 김 변호사는 대행사인 서미갤러리의 해외 송금 내역 2부를 공개했다.

그는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로부터 자신의 집 거실 벽에 7백20만달러에 달하는 ‘행복한 눈물’이 걸려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수시로 돈 요구, X파일 자료 사려고 10억 요구"

김 변호사는 삼성-<중앙일보> 분리에 대해선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지 않자 직접 나서서 구체적인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중앙일보>측은 삼성과 분리됐다 생각 안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구조본에 돈을 요구했다”며 “당시 김인주 사장(당시 삼성SDI, 현 전략기획팀장)이 너무 뜯어간다고 '도둑놈'이라고 욕을 많이 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위장계열 분리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주식매입대금 등 자금출처만 검찰이 조사하면 쉽게 밝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2005년에 불거진 이른바 ‘삼성 X파일’과 관련 “<중앙일보>가 당시 협상을 잘해서 10억원에 이걸 사기로 해고 구조본에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왔었다”며 “(그룹측은 그러나) 복사본도 있고 살 필요도 없다고 해서 사지 않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변호사 관리, 이학수-김인주가 직접 지시"

그는 또 이날 삼성그룹의 참여연대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인맥관리 리스트 5장을 공개하면서 “기획팀 대회협력 담당자들이 내게 직접 전달했고 이학수, 김인주가 직접 관리 지시를 내렸다”며 “삼성은 이밖에도 공무원, 정치인은 내부 임직원들을 통해 핵심지인 리스트를 보고받아 접촉 리스트를 따로 만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수십조원대 분식회계를 통한 비자금 조성에 대해선 “제가 직접 한 일이다. 당시 제가 삼성기계 담당이었다”며 “당시는 IMF 관리체제라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액수가 너무 커서 정상화 방안 기간만 10년으로 잡아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과 삼성그룹의 관계에 대해선 “김앤장 법률사무소 중 상당히 우수한 변호사들이 주축이 돼서 일한다”며 “특히 대금을 요구하는 것은 그중에서도 경력이 많은 변호사들이 직접 구조본 고위층과 협상해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김용철 "언론들, 달 안보인다고 손가락 보지 말고 달 보려고 노력해야"

한편 김 변호사는 언론과 일문일답 말미에 삼성 비자금 폭로 이후 자신에게 가해진 언론 검증에 대해 “달이 안보인다고 손가락만 보지 말고 달이 안 보이면 보려고 노력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또 “전 동료이자 후배는 제가 룸싸롱 여자와 바람났다고 소문내고는 한밤 중 전화해 괴롭다고 말하더라. 삼성 내 호남사람들 다 짤린다는 말도 들었고 부부차원에서 30억원을 갈취하려고 한다는 현직 검사의 이야기도 들었다”며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경험에 근거해 사실을 말한 거다. 언론이 밝혀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등의 질문에는 답변 거부도

한편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 김 변호사로부터 형사고발 대상으로 공개된 <조선일보>, <데일리안> 기자들이 질문을 했지만 김 변호사와 사제단은 “민.형사 고소를 할테니 법적에서 공적으로 다투자”고 말하면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와 사제단은 향후 검찰의 수사와 특검 도입 여부 등을 지켜본 후 추가 기자회견을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청와대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정부도 저와 뜻이 같을 거라고 보기 때문에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의지를 갖고 사실을 밝혀 이 상황을 정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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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23 19
    하하

    그돈은 텐프로한테 바쳤다
    내 돈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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