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경영진도 총사퇴. "한순간에 신뢰 붕괴"

"존재 이유 근본적으로 부정 당해". 검찰,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할듯

2023-01-09 16:34:41

확대 축소

<한겨레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9억원을 수뢰한 후폭풍으로 편집국장이 중도 사퇴한 데 이어 경영진도 총사퇴하기로 하는 등, <한겨레>가 1988년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양상이다.

김현대 <한겨레> 사장은 9일 오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한겨레>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고 제가 먼저 무릎 꿇고 반성해야 한다”며 “2월 초 대표이사 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에서 당선자가 확정되는 그날, 사장으로서의 모든 권한을 새 대표이사 후보자에게 넘기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고경영진을 구성하고 있는 백기철 편집인과 이상훈 전무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며 “새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진행 등 주식회사 운영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최소한의 법적 책임만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겨레> 사람은 깨끗하다는 자부심, <한겨레>가 가장 소중하게 지켜온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우리의 존재 이유가 근본적으로 부정당하고 있다”며 <한겨레>가 창사이래 직면한 최대 위기에 극한 위기감을 드러낸 뒤, “조만간 선출될 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우리 안의 오만함과 나태함을 통절하게 드러내고 <한겨레> 대혁신의 길을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지난 한해 우리 모두 참 열심히 달려 왔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대표 신뢰언론 <한겨레>의 명성과 권위를 다지는 일에 힘을 모았다"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독자의 신뢰와 <한겨레>인의 자부심이 동시에 높아지고 있는 것을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자찬한 바 있다

앞서 류이근 편집국장도 오전에 편집국 사내메일을 통해 “편집국 주요 간부의 일탈로 회사가 어렵게 쌓아왔던 신뢰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며 “저는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다. 부적절한 인사를 중요 직책에 앉혔고 문제적 행동을 미리 파악하지 못해 회사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을 입혔다”며 사퇴했다.

시민단체 활빈단은 이날 문제의 <한겨레> 부국장을 비롯해 김만배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한 언론사 간부들과, 골프 접대와 고액촌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수십명의 법조팀 출입기자들 전원을 서울중앙지검반부패 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에 고발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검찰의 언론계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박도희 기자

수집 의견 인쇄 URL복사

기사본문

<한겨레> 경영진도 총사퇴. "한순간에 신뢰 붕괴"

"존재 이유 근본적으로 부정 당해". 검찰,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할듯

기능

외부공유

관련기사

댓글

BEST 클릭 기사

주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