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조순형 출마선언에 민주당 "해볼만 하다"

<현장> '조순형 2위' 여론조사에 고무. 범여권 한명도 참석 안해

조순형 통합민주당 의원은 26일 오후 정식으로 대선출마 선언을 했다.

잇따른 대거탈당 사태로 고립무원의 위기감에 처했던 통합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여론조사에서 조 의원이 단박에 범여권후보 2위로 등극한 데 크게 고무돼, 조 후보를 중심으로 고립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조순형 대선출마식, 범여권 한명도 참석하지 않아

조 의원의 대선출마 선언식은 조촐했다.

이날 출마선언식은 국회 도서관에서 박상천 통합민주당 대표, 이인제 의원,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 최인기 최고위원, 김종인.김송자. 손봉숙.이승희 의원, 김경재 최고위원, 장재식 전 산자부 장관, 장기표씨와 함께 민주당 출신 전 의원 30여명 및 5백여 민주당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다른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넓은 장소를 빌려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열린 것에 비교하면 초라할 정도였다.

더욱이 제3신당 참여 입장을 밝힌 김한길 공동대표와 통합신당 출신 의원들은 아직은 통합민주당 소속임에도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고, 범여권에서도 한명도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통합민주당 대선후보인 추미애 전의원도 참석하지 않았다.

조순형 의원이 범여권의 대표적 원로정치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례에 가까운 차가운 외면이었다. 범여권이 조 의원 출마에 얼마나 적대적이며 내심 긴장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열기는 뜨거웠다. 출마선언식장 곳곳에는 ‘미스터 클린, 미스터 쓴소리를 대통령으로’ ‘국민은 깨끗한 대통령을 원한다’ ‘민주당 정권창출, 대통령은 조순형’ ‘나라살릴 대통령 조순형’ ‘우리의 선택 필승 조순형’ 등의 플랭카드가 넘실댔고 민주당 출신의 구 정치인들이 대거 집결하는 등 시종 뜨거운 열기가 넘쳤다.

단상에 올라선 조 의원은 “당초 아프간 인질사태가 악화돼 행사를 연기하려 했으나 부득이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사정을 감안해서 출마선언식은 출마의 변을 간략하게 말하는 정도로 마치겠다“며 준비해온 대선출마선언사를 읽기 시작했다.

그는 “25년의 정치생활과 6선의원 20년의 의정활동에서 단 한 번도 대통령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끝까지 지키는 것으로 저의 정치인생을 마감할 생각이었다”며 “그러나 많은 뜻있는 국민과 당 동지들이 저에게 나라와 당을 위해 출마를 결단할 것을 권고했고, 일신의 안위만을 위해 국가와 당이 처한 위기상황을 외면할 수 없어 출마키로 했다”고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총체적 위기에 처한 국가와 당을 구하려는 일념으로 제17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며 “국민들께서 저에게 대통령직 수행의 기회를 주신다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저의 마지막 봉사로서 신명을 바쳐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것을 굳게 서약한다”고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조 의원이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질타할 때마다 뜨거운 환호와 박수로 호응했다.

조순형 통합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대선출마 선언식에서 5백여 지지자와 박상천 공동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 김홍국 기자


박상천 대표 "조의원, 여론조사서 범여권후보 2위 됐다"

조 의원 출마선언에 이어 축사에 나선 통합민주당 지도부는 조 의원 출마선언을 위기의 통합민주당을 구할 결단으로 극찬했다.

박상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는 “오랜만에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며 뜨거운 출마선언식장 분위기에 감격을 표시한 뒤,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 조순형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후보 선호도 2위에 올랐다”며 이날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전했고 이에 행사장에는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다. '조순형 2위' 여론조사 결과가 통합민주당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됐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 대목이다.

박 대표는 “오늘 출마선언으로 후보 여론조사에서도 높은 지지를 실현할 날이 머지 않았다”며 “조 후보의 좋은 점을 부각시키고 다른 후보 좋은 점도 부각시켜서 12월19일 대선에서 반드시 대선에 당선되도록 적극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표는 “조 의원은 대통령으로서의 품격과 자질을 갖춘 분이다. 조 후보는 대통령이 갖춰야할 민주적인 위엄이 있다"며 "요즘 한나라당 후보들 부패 문제로 공방하고 국민들도 실망을 많이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조 의원은 미스터 클린”이라고 조 후보를 추켜세웠다.

이어 통합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인제 의원도 “존경하는 분이 많지만 의문의 여지 없이 존경하는 분은 많지 않다"며 "그러나 조순형 의원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존경심을 갖게 하는 선배님이자 마음속 스승”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주에 가득찬 절망의 경선을 하는 한나라당을 보면서 국가와 국민, 미래의 희망이 어디 있는가 고민하고 있다"며 "국정을 파탄내고 온 국민을 절망에 몰아넣은 노무현 정권과 달리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서 힘차게 부활하고 반드시 이번 대선에서 위대한 승리를 안겨드릴 것”이라고 조순형 후보와의 공정경선을 다짐했다.

또다른 통합민주당 대선주자인 김영환 전 장관도 “국회의원이 되고 장관이 되고 원내대표가 되는 것보다 소신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더 값지다고 생각하고 있다. 민주당을 지켜야 하고, 단일정당의 단일 후보를 내야 한다”며 “조 후보는 경륜과 소신과 원칙을 갖고 있고, 사회 변화를 빨리 가져가야 한다는 개혁과 진보의 분위기는 제가 담당해 함께 손 잡고 가겠다”고 밝혔다.

최인기 최고위원도 “대통령이 존경받지 못한 언행을 했고, 정치불안을 초래한 현실 가운데 조 후보가 대통령 출마선언을 통해 민주당도 대통령감 다운 후보가 나서면서 국민의 불안을 잠재웠다”며 “조순형의 출마선언으로 대통령감이 있을 것으로 국민들 사이에 확산될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정도정치와 정의사회의 구현을 바랄 것”이라고 조 후보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 의원 출마 결심에 1등공신으로 알려진 김경재 최고위원 역시 “지금까지 정당생활을 같이 하면서 밥을 딱 1번 같이 먹었을 정도로 어려워 조 후보 앞에서는 말을 조심하곤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선배야말로 진정한 지도자라고 생각하며 조 후보에게서 초인의 모습을 보았다”고 조 의원의 결단에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국가의 체통.정체성.국격을 지키기 위해 조 후보만한 대안이 없다"며 "조순형을 당선시켜 정통 민주당이 민주세력의 중심인 것을 보여주자”고 조 후보의 승리를 기원했다.
김홍국 기자

관련기사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